'신용위기2008'에 해당되는 글 14건
- 2009/01/22 MB의 경제성장률 7% 공약
- 2008/11/26 (수정) 신용위기 외전: 대공황과 브레튼 우즈 체제 (1)
- 2008/11/22 합성이 아닙니다 (3)
- 2008/11/18 I Wanted to See All of the News From Today (4)
- 2008/11/17 I do not have any money so am sending you this drawing I did of a spider instead (4)
- 2008/10/30 Sad Guys on Trading Floors
- 2008/10/29 신용위기와 주식시장 (3)
- 2008/10/28 신용의 위기 (3)
- 2008/10/27 신용위기 두번째 이야기
- 2008/10/25 주식 시장의 몰락 (7)
지난번에 신용위기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한가지로 TED spread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번에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신용위기가 실물경제에 어떻게 번지고 있는지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요새 이 바닥이 워낙에 급변하다보니 잠깐 기회를 놓친 사이에 벌써 디플레이션, 제2의 대공황 따위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TED spread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잠깐 방향을 선회, 20세기 초반 세계경제를 뒤흔든 대공황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현행 화폐제도 내에서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메커니즘 이야기도 하게 될 테니 TED spread를 설명하기에 한발 앞서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1944년 7월 미국 New Hampshire의 작은 휴양도시인 Bretton Woods에 전세계 44개국 대표가 모인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라는 조직의 결성에 합의를 이룬 것도 바로 이때 이곳에서다. 도대체 그러면 이 44개국 대표들은 왜 IMF라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애초에 왜 이곳에 모였으며, 그렇게 모여서 도대체 무엇을 했을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금본위제도 (Gold standard)
돈이라고 하면 흔히 지갑이나 핸드백 안에 있는 지폐와 동전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치에 대한 약속'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게 만원이 있다면, 이 만원으로는 시장에서 결정된 만원만큼의 가치의 어떤 물물이나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다는 사회적 약속을 손에 쥐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만원어치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자본주의가 발달한 모든 나라들은 19세기 말이래로 금본위제도(gold standard)를 따랐다. 금본위제도란 화폐의 가치를 역사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귀금속 중 하나였던 금에 묶어둔 것이다. 예를 들면 '금 1그램 = 1원'이라고 묶어두는 거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금은 들고 다니기는 불편하니 어딘가에 보관만 해두고 '금과 교환 가능한 증서'를 들고 다니는 거다. 대신 이 증서의 유통을 통해 금이 유통되는 효과를 얻는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농사꾼 갑이 쌀 한가마를 시장에서 팔기를 원한다. 사람들이 와서 쌀을 사가는데 을이라는 사람은 와서 금 1그램을 주겠다고 하고, 병이라는 사람은 금 1그램을 보여주면서 '갑만이 금 1그램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약서를 써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갑이 시장에서 집에 가는 길이 멀기도 하거니와 도적도 많기도 해서 금을 몸에 지니고 가자니 불안하고, 차라리 갑에게'만' 가치가 있는 증서가 더 나아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병의 증서를 '무슨 수로 신뢰하느냐'에 있다. 병에게 금이라고는 1그램 밖에 없는데,갑에게만 약서를 써준 게 아니고, 시장을 주욱 돌면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똑같은 약서를 써주며 고기, 옷, 신발 등등을 다 사들이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과연 병에게 병이 이런 약속을 한 모든 사람에게 금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금을 갖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갑이 어떤 이유에서든 병을 신뢰한다고 하더라도, 이 증서를 금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차후에라도 병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갑이 사는 마을에 금을 보관하고 있는 병의 대리인이 있어서 그 대리인으로부터 이 증서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그리고 금본위제도란 바로 이런 두가지 문제를 정부가 보증함으로써 해결하는 방식이다. 즉, 정부에서 발행한 모든 화폐상의 '1원 = 금 1그램'과 동일하다는 증서가 됨가 동시에, 마을 마을마다 정부의 중개자들이 퍼져 있고, 이들이 충분한 양의 금을 보관하고 있어서, 정부가 발행한 증서상의 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항상 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시스템이 바로 금본위제도이다.
이 제도하에서 정부가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병이 발행한 증서만큼의 금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다른 사람들이 병을 신뢰할 수 있듯,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의 양은 결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과 동일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정부가 화폐를 발행할 경우 이 화폐를 항상 금을 사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금본위체제가 폐지된 이후의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에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하게 될 테니 여기서는 요정도만.) 그리고 여기에 바로 대공황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금본위체제와 국제통상
자, A와 B라는 금보위체제를 채택한 두 나라로 구성된 경제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A라는 나라에서는 금 1그램 = 1원A이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하고, B에서는 금 1그램 = 10원B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한다. 각국 정부가 부가 보유한 금의 양이 각각 1억그램이라면 A국에서 발행하여 유통시킬 수 있는 화폐의 총량은 1억원A이고, B국의 경우엔 10억원B가 될 것이다. 새로운 금광을 발견하거나 하지 않는 한 정부가 사들일 새로운 금이 없으므로, 각국민들이 자국내에서만 경제활동을 한다면 사실 정부가 '내금을 대신 쥐고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기만 하면 누구나 그 화폐를 들고 거래를 할 수 있으므로 유통되는 화폐량이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또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A는 자동차 생산국이고, B는 산유국으로, A는 B에서 석유를 수입할 필요를, B는 A에서 자동차를 수입할 필요를 느낀다. 그런데 막상 A국의 갑이라는 인물이 B국의 을이라는 인물로부터 석유를 사려고 했더니, 을이 갑에게 석유 100리터에 10원B를 내라고 한다. 문제는 A국에 사는 갑에게는 원A만이 있을 뿐 원B는 한푼도 없다는 거다. 이때 금본위체제는 또 다시 위력을 발휘한다. 갑은 자국내 은행에 가서 1원A를 주고, 금 1그램을 받아온다. 그리고 을에게 금 1그램을 주고 차를 사온다. 이 금을 받은 을은 B국의 은행에 가서 금 1그램을 주고 10원B를 받아와서 필요한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갑이 A국 내의 은행에서 1원A를 금 1그램으로 바꿔오는 시점에서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금의 양은 1그램 줄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갑이 갖고 있던 1원A가 정부로 돌아옴으로써 실질적으로 이 화폐는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렇게 바꾼 금 1그램을 B국에 사는 을에게 건내준 순간 A국 내의 금의 총량은 1그램만큼 줄어들었고, 동시에 B국에 내의 금의 총량은 1그램만큼 늘어났다. 결국 A국 내의 금의 총량이 1그램 줄었고, 동시에 A국 내의 화폐량이 1원어치 줄어들었다.
금본위체제에서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적자는 국내 금보유량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에는 통화량 축소가 수반된다. 기본적인 의식주 영위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재화는 그대로 있는데, 이에 비해 금/화폐의 양이 줄어들 경우, 금/화폐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를 것이다. 즉, 역으로 말해서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물론 역으로 수출이 늘어날 경우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국가의 상품은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나라 국민들에게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결국 수출이 감소한다.
앞선 예에서 생각하면 A국의 갑이 석유를 계속 사오다보면, 석유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석유를 사올 마음이 없어지는 거다. 반면에 B국의 을 같은 경우에는 A국의 자동차가 너무 비싸서 안 샀었는데 석유를 팔아서 돈을 벌다보니 A국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자동차 값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전에 안 사던 자동차를 사게 된다. 즉, A국의 석유 수입은 감소하고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게 되어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다.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경상수지의 흑자와 적자가 자동적으로 0점을 기준으로 조정이 된다. 쉽게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작동해야만 할 것 같은 금본위제에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1차대전이라고 하는 거대한 전쟁이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글에서는 1차대전과 금본위제의 붕괴,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대공황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Bretton Woods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 다음편 글을 쓰다보니 이글에서 설명한 것과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더군요. 마지막 부분 경상수지와 관련한 부분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용이 잘못돼서 수정했습니다.
@@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아무래도 책 좀 다시 뒤져본 후에 다음편을 올려야겠군요. 다음편 올라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_-a 아무생각없이 떠들기 시작하다보니 "남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만 무언가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쿨럭.
1944년 7월 미국 New Hampshire의 작은 휴양도시인 Bretton Woods에 전세계 44개국 대표가 모인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라는 조직의 결성에 합의를 이룬 것도 바로 이때 이곳에서다. 도대체 그러면 이 44개국 대표들은 왜 IMF라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애초에 왜 이곳에 모였으며, 그렇게 모여서 도대체 무엇을 했을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금본위제도 (Gold standard)
돈이라고 하면 흔히 지갑이나 핸드백 안에 있는 지폐와 동전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치에 대한 약속'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게 만원이 있다면, 이 만원으로는 시장에서 결정된 만원만큼의 가치의 어떤 물물이나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다는 사회적 약속을 손에 쥐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만원어치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자본주의가 발달한 모든 나라들은 19세기 말이래로 금본위제도(gold standard)를 따랐다. 금본위제도란 화폐의 가치를 역사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귀금속 중 하나였던 금에 묶어둔 것이다. 예를 들면 '금 1그램 = 1원'이라고 묶어두는 거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금은 들고 다니기는 불편하니 어딘가에 보관만 해두고 '금과 교환 가능한 증서'를 들고 다니는 거다. 대신 이 증서의 유통을 통해 금이 유통되는 효과를 얻는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농사꾼 갑이 쌀 한가마를 시장에서 팔기를 원한다. 사람들이 와서 쌀을 사가는데 을이라는 사람은 와서 금 1그램을 주겠다고 하고, 병이라는 사람은 금 1그램을 보여주면서 '갑만이 금 1그램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약서를 써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갑이 시장에서 집에 가는 길이 멀기도 하거니와 도적도 많기도 해서 금을 몸에 지니고 가자니 불안하고, 차라리 갑에게'만' 가치가 있는 증서가 더 나아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병의 증서를 '무슨 수로 신뢰하느냐'에 있다. 병에게 금이라고는 1그램 밖에 없는데,갑에게만 약서를 써준 게 아니고, 시장을 주욱 돌면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똑같은 약서를 써주며 고기, 옷, 신발 등등을 다 사들이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과연 병에게 병이 이런 약속을 한 모든 사람에게 금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금을 갖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갑이 어떤 이유에서든 병을 신뢰한다고 하더라도, 이 증서를 금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차후에라도 병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갑이 사는 마을에 금을 보관하고 있는 병의 대리인이 있어서 그 대리인으로부터 이 증서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그리고 금본위제도란 바로 이런 두가지 문제를 정부가 보증함으로써 해결하는 방식이다. 즉, 정부에서 발행한 모든 화폐상의 '1원 = 금 1그램'과 동일하다는 증서가 됨가 동시에, 마을 마을마다 정부의 중개자들이 퍼져 있고, 이들이 충분한 양의 금을 보관하고 있어서, 정부가 발행한 증서상의 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항상 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시스템이 바로 금본위제도이다.
이 제도하에서 정부가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병이 발행한 증서만큼의 금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다른 사람들이 병을 신뢰할 수 있듯,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의 양은 결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과 동일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정부가 화폐를 발행할 경우 이 화폐를 항상 금을 사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금본위체제가 폐지된 이후의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에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하게 될 테니 여기서는 요정도만.) 그리고 여기에 바로 대공황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금본위체제와 국제통상
자, A와 B라는 금보위체제를 채택한 두 나라로 구성된 경제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A라는 나라에서는 금 1그램 = 1원A이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하고, B에서는 금 1그램 = 10원B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한다. 각국 정부가 부가 보유한 금의 양이 각각 1억그램이라면 A국에서 발행하여 유통시킬 수 있는 화폐의 총량은 1억원A이고, B국의 경우엔 10억원B가 될 것이다. 새로운 금광을 발견하거나 하지 않는 한 정부가 사들일 새로운 금이 없으므로, 각국민들이 자국내에서만 경제활동을 한다면 사실 정부가 '내금을 대신 쥐고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기만 하면 누구나 그 화폐를 들고 거래를 할 수 있으므로 유통되는 화폐량이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또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A는 자동차 생산국이고, B는 산유국으로, A는 B에서 석유를 수입할 필요를, B는 A에서 자동차를 수입할 필요를 느낀다. 그런데 막상 A국의 갑이라는 인물이 B국의 을이라는 인물로부터 석유를 사려고 했더니, 을이 갑에게 석유 100리터에 10원B를 내라고 한다. 문제는 A국에 사는 갑에게는 원A만이 있을 뿐 원B는 한푼도 없다는 거다. 이때 금본위체제는 또 다시 위력을 발휘한다. 갑은 자국내 은행에 가서 1원A를 주고, 금 1그램을 받아온다. 그리고 을에게 금 1그램을 주고 차를 사온다. 이 금을 받은 을은 B국의 은행에 가서 금 1그램을 주고 10원B를 받아와서 필요한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갑이 A국 내의 은행에서 1원A를 금 1그램으로 바꿔오는 시점에서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금의 양은 1그램 줄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갑이 갖고 있던 1원A가 정부로 돌아옴으로써 실질적으로 이 화폐는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렇게 바꾼 금 1그램을 B국에 사는 을에게 건내준 순간 A국 내의 금의 총량은 1그램만큼 줄어들었고, 동시에 B국에 내의 금의 총량은 1그램만큼 늘어났다. 결국 A국 내의 금의 총량이 1그램 줄었고, 동시에 A국 내의 화폐량이 1원어치 줄어들었다.
금본위체제에서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적자는 국내 금보유량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에는 통화량 축소가 수반된다. 기본적인 의식주 영위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재화는 그대로 있는데, 이에 비해 금/화폐의 양이 줄어들 경우, 금/화폐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를 것이다. 즉, 역으로 말해서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물론 역으로 수출이 늘어날 경우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국가의 상품은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나라 국민들에게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결국 수출이 감소한다.
앞선 예에서 생각하면 A국의 갑이 석유를 계속 사오다보면, 석유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석유를 사올 마음이 없어지는 거다. 반면에 B국의 을 같은 경우에는 A국의 자동차가 너무 비싸서 안 샀었는데 석유를 팔아서 돈을 벌다보니 A국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자동차 값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전에 안 사던 자동차를 사게 된다. 즉, A국의 석유 수입은 감소하고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게 되어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다.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경상수지의 흑자와 적자가 자동적으로 0점을 기준으로 조정이 된다. 쉽게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작동해야만 할 것 같은 금본위제에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1차대전이라고 하는 거대한 전쟁이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글에서는 1차대전과 금본위제의 붕괴,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대공황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Bretton Woods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 다음편 글을 쓰다보니 이글에서 설명한 것과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더군요. 마지막 부분 경상수지와 관련한 부분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용이 잘못돼서 수정했습니다.
@@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아무래도 책 좀 다시 뒤져본 후에 다음편을 올려야겠군요. 다음편 올라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_-a 아무생각없이 떠들기 시작하다보니 "남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만 무언가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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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2008 2008/11/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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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시절이다 보니 이런 블로그도 있구나, ㅋㅋ.
Sad Guys on Trading Floors
전세계 증권거래소의 표정들을 사진(과 짧은 캡션)만으로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블로그.
이것도 슬픈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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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와 주식시장
지난번에 CDS가 뭔지, CDS가 은행들을 어떻게 줄줄이 엮었는지 그리고, 이게 금융계 전체의 신용에 찬물을 끼얹었는지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CDS가 어떻게 주식 시장을 엿먹이는지, 또 전체적인 신용위기가 주식시장의 몰락에 기여하는지 이야기해보자.
주식회사가 남의 돈을 끌어 쓰는 형태라는 점에서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채권과 주식은 엄밀히 말하면 그 성질이 다르다. 채권은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거고, 주식은 회사의 주인으로써 사업자금을 제공하는 거다. CDS는 채권 시장에 내재돼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작품으로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이 또 어디 그런가?
앞서 말했듯 CDS라는 건 한 회사가 도산할 경우에 채권의 소유주들을 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상품으로, CDS의 가격은 한 회사의 부도의 위험--보다 정확히는 부도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과 직결돼 있다. 회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 CDS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따라서 CDS의 가격은 오른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어떤 회사에 대한 CDS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그 회사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명제의 역명제는 항상 참이 아니지만 이 경우엔 참이다.) 사람들이 어떤 회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졌다라고 판단한다면 그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팔긴 팔되 짧게 팔자
자, 그런데 주가가 떨어져서 좋을 게 있나? 주식이든 뭐든 원래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팔아서 (buy low, sell high) 돈 버는 거 아녔어?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비쌀 때 팔았다가, 쌀 때 파는 앞뒤가 뒤바뀐 세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A라는 회사의 주식은 한톨도 안 갖고 있는 갑이 인물이 A라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유심히 관찰해보니 요새 상태가 별로 안 좋다. 곧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판단한 갑이, A사의 주식을 한무더기 소유하고 있는 을에게 가서 그 주식들을 전부 그냥 쥐고만 있을 거면 주당 10만원짜리 주식을 100주만 빌려달라고 한다. 이렇게 빌려온 남의 주식을 갑은 겁도 없이 내다 팔아서 일단 주머니에 1억원을 챙겨 넣는다. 그러고는 기다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에 A사의 주가가 10% 하락하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갑은 A사의 주식 100주를 9천만원에 사들이고 을에게 돌려준다. 을에게 주식을 빌려준 데에 대한 수수료를 조금 지불한다고 하더라도, 거의 천만원에 달하는 차액을 먹는 거다. 이게 short selling(우리말로는 공매도)이라는 기술(?)이다.
여기에서 한달 더 나아가면 naked short selling이란 게 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주식을 빌리지 않고,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에게 '주식은 며칠 후에 줄 테니 돈을 댕겨 달라'고 하는 거다. 그러고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들여서 자기가 주식을 판 사람에게 갖다주는 것이 바로 naked short selling. 결국 대금결제일과 납품일 사이의 시차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은, 어떤 회사의 주가가 떨어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를 아는 방법은? 빙고! CDS 시장의 가격이 오르는지 보는 거다.
CDS로 주가를 조절한다?
그런데 어떤 회사가 위험한지 관찰을 통해서 기다리기보다, 회사의 도산 위험과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CDS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있다면 이용하면 된다, 물론 이는 주가조작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지만, 이 바닥이 원래 좀 구리고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하긴 하다. 자, 그러면 어떻게 CDS의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른다"는 간단한 수요공급의 원리를 이용하는 거지, 뭐. A라는 회사의 CDS를 다량으로 사들인다. 이렇게 되면 시장은 이 수요에 반응해서 CDS의 가격이 오른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하나 있다. 망할 것 같지 않은 회사가 망할 것 같다고 냅다 배팅을 해버린 건데, CDS는 공짜가 아니다. 게다가 목적이 CDS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거였기 때문에, 다량의 CDS를 사들인 상황에서 그 회사가 도산하지 않는다면 이 비용이 만만찮다.
그러나! 시장은 때론 (혹은 자주) 매우 멍청하고, 때론 내편일 때도 있다. 내가 성공적인 투기꾼이라면 더더욱. 내가 엄청난 양의 CDS를 사들였기 때문에 CDS의 가격은 올랐고, 이 오른 CDS의 가격을 본 시장 내의 참여자들은 움찔한다. '어라? A사 건실한줄 알았는데 망할지 모르는 거였어?' 정보의 불균형이 심한 시장은 이런 조작에 속수무책인 거다. 갑자기 CDS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면 이 사람들에게 내가 사들였던 CDS를 팔아치우는 거다. 시장 조작의 혐의를 벗기 위해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면, 동업자를 이용해서 내가 사들인만큼의 CDS를 같은 가격에 팔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CDS를 사느라 발생한 손실을 동업자가 CDS를 팔아서 번 이익으로 메우는 거다. 시장이 조금만 심하게 패닉할 경우, 사실 주식을 short selling할 필요도 없이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한 방식대로, CDS를 산 값보다 비싸게 팔아치움으로써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주가의 몰락은 왜 찾아 오나
이렇게 버나 저렇게 버나 돈은 돈이다. 어찌됐든 이것은 CDS의 악용 사례. 그렇지만 작금과 같은 주식시장의 전방위 몰락은 이렇게 CDS를 이용한 개별 공격을 통해 생겨났다고 보긴 어렵다. 근본적인 문제는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신용이 증발해버리자 그 누구도 그 누구로부터도 돈을 빌릴 수 없다는 거다. 이미 빌린 돈은 있는데, 만기일을 잘도 연장해주던 은행들이 이젠 돈 갚으라고 난리다. 대형 투자자, 개미 투자자, 기업, 은행 가릴 것 없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돈이 될만한 건 다 팔아치우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내 돈이 없으면 남의 돈으로"가 모토였던 레버리지의 시대에는 돈 없어도 빌려와서 투자를 했기에, 주식이 시장에 풀려도 살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불신의 시대에는 이게 안 되니 결국, 파는 사람은 많고, 살 사람은 없고, 주가가 곤두박질 칠 수밖에...
그런데 신용경색이 주가의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가 한가지 더 있다. 자, 갑이라는 큰손 투자자가 있는데, 펀드 매니저를 찾아가서 A사의 주식은 다 처분해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펀드 매니저는 이런 요구가 들어올 경우 실제로 이 주식을 다 팔아버리진 않는다. 특히 그 양이 많다면 더더욱. 펀드 매니저에게는 갑의 요구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지만, 동시에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 상품을 보호해야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앉은 자리에서 왕창 팔아서 주가 하락이 일어날 경우 좋을 게 없다. 그런 상황에서 펀드 매니저는 주식을 팔아서 갑에게 돈을 갖다주는 대신 그 돈은 빌려서 갖다주고, 주식은 당분간 끌어안고 있으면서 천천히 팔거나, 다른 사겠다는 투자자에게 넘긴다. 그런데 여기서 키워드 '빌려서'에 문제가 생겼다. 거듭 말하거니와 더 이상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결국 갑에게 돈을 전해주려면 주식을 팔아치워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주가의 하락을 저지 혹은 느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현재 주가의 몰락은 상장된 회사들의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신용의 문제다. 그래서 주가의 하락은 현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긴 하지만,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기에 정확한 지표는 아니다. 현재의 신용경색이 일정 정도 풀려나면 주가는 회복이 되게 마련. (물론 그전에 회사들이 다 도산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_-,,) 신용경색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따로 있는데 TED Spread라는 물건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지난번에 CDS가 뭔지, CDS가 은행들을 어떻게 줄줄이 엮었는지 그리고, 이게 금융계 전체의 신용에 찬물을 끼얹었는지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CDS가 어떻게 주식 시장을 엿먹이는지, 또 전체적인 신용위기가 주식시장의 몰락에 기여하는지 이야기해보자.
주식회사가 남의 돈을 끌어 쓰는 형태라는 점에서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채권과 주식은 엄밀히 말하면 그 성질이 다르다. 채권은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거고, 주식은 회사의 주인으로써 사업자금을 제공하는 거다. CDS는 채권 시장에 내재돼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작품으로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이 또 어디 그런가?
앞서 말했듯 CDS라는 건 한 회사가 도산할 경우에 채권의 소유주들을 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상품으로, CDS의 가격은 한 회사의 부도의 위험--보다 정확히는 부도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과 직결돼 있다. 회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 CDS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따라서 CDS의 가격은 오른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어떤 회사에 대한 CDS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그 회사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명제의 역명제는 항상 참이 아니지만 이 경우엔 참이다.) 사람들이 어떤 회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졌다라고 판단한다면 그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팔긴 팔되 짧게 팔자
자, 그런데 주가가 떨어져서 좋을 게 있나? 주식이든 뭐든 원래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팔아서 (buy low, sell high) 돈 버는 거 아녔어?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비쌀 때 팔았다가, 쌀 때 파는 앞뒤가 뒤바뀐 세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A라는 회사의 주식은 한톨도 안 갖고 있는 갑이 인물이 A라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유심히 관찰해보니 요새 상태가 별로 안 좋다. 곧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판단한 갑이, A사의 주식을 한무더기 소유하고 있는 을에게 가서 그 주식들을 전부 그냥 쥐고만 있을 거면 주당 10만원짜리 주식을 100주만 빌려달라고 한다. 이렇게 빌려온 남의 주식을 갑은 겁도 없이 내다 팔아서 일단 주머니에 1억원을 챙겨 넣는다. 그러고는 기다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에 A사의 주가가 10% 하락하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갑은 A사의 주식 100주를 9천만원에 사들이고 을에게 돌려준다. 을에게 주식을 빌려준 데에 대한 수수료를 조금 지불한다고 하더라도, 거의 천만원에 달하는 차액을 먹는 거다. 이게 short selling(우리말로는 공매도)이라는 기술(?)이다.
여기에서 한달 더 나아가면 naked short selling이란 게 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주식을 빌리지 않고,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에게 '주식은 며칠 후에 줄 테니 돈을 댕겨 달라'고 하는 거다. 그러고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들여서 자기가 주식을 판 사람에게 갖다주는 것이 바로 naked short selling. 결국 대금결제일과 납품일 사이의 시차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은, 어떤 회사의 주가가 떨어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를 아는 방법은? 빙고! CDS 시장의 가격이 오르는지 보는 거다.
CDS로 주가를 조절한다?
그런데 어떤 회사가 위험한지 관찰을 통해서 기다리기보다, 회사의 도산 위험과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CDS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있다면 이용하면 된다, 물론 이는 주가조작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지만, 이 바닥이 원래 좀 구리고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하긴 하다. 자, 그러면 어떻게 CDS의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른다"는 간단한 수요공급의 원리를 이용하는 거지, 뭐. A라는 회사의 CDS를 다량으로 사들인다. 이렇게 되면 시장은 이 수요에 반응해서 CDS의 가격이 오른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하나 있다. 망할 것 같지 않은 회사가 망할 것 같다고 냅다 배팅을 해버린 건데, CDS는 공짜가 아니다. 게다가 목적이 CDS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거였기 때문에, 다량의 CDS를 사들인 상황에서 그 회사가 도산하지 않는다면 이 비용이 만만찮다.
그러나! 시장은 때론 (혹은 자주) 매우 멍청하고, 때론 내편일 때도 있다. 내가 성공적인 투기꾼이라면 더더욱. 내가 엄청난 양의 CDS를 사들였기 때문에 CDS의 가격은 올랐고, 이 오른 CDS의 가격을 본 시장 내의 참여자들은 움찔한다. '어라? A사 건실한줄 알았는데 망할지 모르는 거였어?' 정보의 불균형이 심한 시장은 이런 조작에 속수무책인 거다. 갑자기 CDS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면 이 사람들에게 내가 사들였던 CDS를 팔아치우는 거다. 시장 조작의 혐의를 벗기 위해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면, 동업자를 이용해서 내가 사들인만큼의 CDS를 같은 가격에 팔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CDS를 사느라 발생한 손실을 동업자가 CDS를 팔아서 번 이익으로 메우는 거다. 시장이 조금만 심하게 패닉할 경우, 사실 주식을 short selling할 필요도 없이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한 방식대로, CDS를 산 값보다 비싸게 팔아치움으로써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주가의 몰락은 왜 찾아 오나
이렇게 버나 저렇게 버나 돈은 돈이다. 어찌됐든 이것은 CDS의 악용 사례. 그렇지만 작금과 같은 주식시장의 전방위 몰락은 이렇게 CDS를 이용한 개별 공격을 통해 생겨났다고 보긴 어렵다. 근본적인 문제는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신용이 증발해버리자 그 누구도 그 누구로부터도 돈을 빌릴 수 없다는 거다. 이미 빌린 돈은 있는데, 만기일을 잘도 연장해주던 은행들이 이젠 돈 갚으라고 난리다. 대형 투자자, 개미 투자자, 기업, 은행 가릴 것 없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돈이 될만한 건 다 팔아치우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내 돈이 없으면 남의 돈으로"가 모토였던 레버리지의 시대에는 돈 없어도 빌려와서 투자를 했기에, 주식이 시장에 풀려도 살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불신의 시대에는 이게 안 되니 결국, 파는 사람은 많고, 살 사람은 없고, 주가가 곤두박질 칠 수밖에...
그런데 신용경색이 주가의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가 한가지 더 있다. 자, 갑이라는 큰손 투자자가 있는데, 펀드 매니저를 찾아가서 A사의 주식은 다 처분해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펀드 매니저는 이런 요구가 들어올 경우 실제로 이 주식을 다 팔아버리진 않는다. 특히 그 양이 많다면 더더욱. 펀드 매니저에게는 갑의 요구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지만, 동시에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 상품을 보호해야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앉은 자리에서 왕창 팔아서 주가 하락이 일어날 경우 좋을 게 없다. 그런 상황에서 펀드 매니저는 주식을 팔아서 갑에게 돈을 갖다주는 대신 그 돈은 빌려서 갖다주고, 주식은 당분간 끌어안고 있으면서 천천히 팔거나, 다른 사겠다는 투자자에게 넘긴다. 그런데 여기서 키워드 '빌려서'에 문제가 생겼다. 거듭 말하거니와 더 이상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결국 갑에게 돈을 전해주려면 주식을 팔아치워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주가의 하락을 저지 혹은 느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현재 주가의 몰락은 상장된 회사들의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신용의 문제다. 그래서 주가의 하락은 현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긴 하지만,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기에 정확한 지표는 아니다. 현재의 신용경색이 일정 정도 풀려나면 주가는 회복이 되게 마련. (물론 그전에 회사들이 다 도산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_-,,) 신용경색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따로 있는데 TED Spread라는 물건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신용부도스왑과 보험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이라는 물건이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보험과 동일하다. 구체적으로는 회사나 국가와 같은 경제주체의 부도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보자. 갑이라는 사람이 A라는 회사에서 발행한 5년채 채권을 1억원어치 샀다고 하자. 그전까지는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이자를 꼬박꼬박 받다가 만기일이 다가오면 이 회사로부터 1억원을 돌려 받으면 그걸로 채권의 생명은 끝. 갑은 A사가 주는 이자만큼 수익을 올리는 좋고, A사는 사업의 확장에 필요한 목돈을 끌어올 수 있으니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투자의 위험은 언제나 있다. 갑은 A사가 망하지 않을 거라 믿고 채권을 구입하는 형태로 이 회사에 투자를 했지만, 만약 회사가 부도가 난다면? A사의 채권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고 갑은 A사가 망하기 전까지 받은 약간의 이자 외에 1억원을 거의 통째로 날린다고 보면 된다. 아주 큰 돈을 투자했다면 A사가 망할 아주 작은 가능성마저도 살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어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가 있다면 공급은 항상 있고, 공급이 있으면 수요도 발생한다. 위험조차도 팔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생긴다.
방법은 여느 보험과 똑같다. A사의 채권을 가진 갑이 B사에 연락을 한다. 1억원짜리 채권을 샀는데 이에 대해 보험을 들고 싶다며, 매년 채권가격의 1%, 즉 100만원을 지불할 테니 만의 하나 A사가 부도날 경우 자신의 채권을 1억원에 사들이라는 거고, B사가 이에 응하면 거래는 성립한다. 그리고 이게 바로 CDS다. 이 경우 갑은 A사가 부도나든 말든 본인의 1억은 보존하게 되고, A사가 자신에게 지불한 이자 - B사에 지불해야할 CDS 요금(앞선 예에서는 연간 100만원)만큼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수익률은 조금 줄어들지만 투자에 있어서 '안전'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B사의 입장에서는 A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매년 100만원의 이윤이 생기는 거고, A사가 망할 경우 갑에게 지불해야할 1억원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A사가 망하지 않을 확률에 배팅을 하는 거지만, 여전히 좀 위험해 보인다. 이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이 없진 않다. 여러 회사에 대한 CDS를 파는 거다.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 전체에게서 보험료를 받아 소수의 사고시 비용을 메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실 자동차 보험에 든 사람들이 전부 동시다발적으로 자동차 사고를 낸다면 자동차 보험회사는 눈깜짝할 사이에 도산이다. 그렇지만 그럴 확률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사람이 사고를 낼 확률에 비해 확실히 작기 때문에 위험이 분산되는 거다.
마찬가지 논리로, 여러 회사들의 채권에 대한 CDS를 판매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오하라. 그런데 과연 그럴까? -_-,, 일반적인 보험이 취급하는 '사고'의 경우 강원도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와 서울에서 발생한 또 다른 자동차 사고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부도는 다르다. 특히 은행 같은 금융계 회사가 하나 쓰러질 경우 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빌려준 회사들의 부도 위험이 덩달아 증가한다! 결국 자동차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의 자동차 보험회사 꼴이 되는 거다, 크허억.
보험에서 도박으로
CDS는 있는 그대로도 보험보다 위험한데, 사람들이 2000년대 초-중반들어 이 위험을 더 키워 제대로된 도박판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증권이나 채권등과는 달리 CDS 거래는 투명한 시장이 없이, CDS를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일어났다. 또한 CDS는 금융규제의 치외법권에 있어 왔다. 일반 보험처럼 보험금 지급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해둬야 한다는 규정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능했던 게 고(高)레버리지 부도 도박이다. 자, 내가 가진 돈이 1000만원이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규제도 없겠다, CDS를 파는 거다. 재정 상태가 괜찮은, 그래서 쉽게 망할 것 같지 않은 회사를 찾아내서, 그 회사의 채권을 가진 사람들과 흥정을 하는 거다. "당신 채권에 대해 보험 좀 들지 않겠소? 일년에 100만원만 내세요, 회사 망하면 1억까지 내가 물어드리리다." 그 회사가 망하지만 않는 한 나는 매년 100만원을 꼬박꼬박 버는 거다. 물론 그 회사가 망하면 쫄딱 망하는 거다. (회사가 망하면 1억을 줘야 하는데, 어차피 1억이 없는 마당에 어떤 의미에서는 자본금이란 게 무의미한 수준이다.)
충분히 커보이는 이 불씨가 다가 아니다. 인간의 탐욕이란 게 얼마나 끝이 없는고 하니, 말리는 사람이 없다고, 채권이 없는 사람들한테도 CDS를 무작정 팔기 시작한다. 앞선 예로 돌아가보자. 갑의 경우 자신이 소유한 A사의 1억원짜리 채권에 대한 CDS를 연간 100만원의 요금으로 B사로 부터 사들였다. 그런데 이 정보를 어떻게 접한 을이 가만히 보니 A사의 재정 상태가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아보이기만 하지 않는다. 그래서 A사의 채권은 사지도 않고, B사에 연락을 한다. 나도 A사에 대해 1억원짜리 CDS를 사고 싶다고... 매년 100만원을 줄 테니, A사가 망하면 1억을 달라는 거고, A사가 망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B사는 이 거래에 응한다. 을은 결국 A사가 안 망하면 매년 100만원의 손실을 입는다. (갑처럼 실제로 A사의 채권이 없으므로 A사로부터 받는 이자가 없다!) 그렇지만 A사가 망한다면 그간 B사에 지불했던 CDS 금액을 제외하고 거의 통째로 1억원을 벌어들인다는 시나리오. (갑은 A사가 망하면 간신히 자신이 A사에 투자했던 본전을 찾는 것뿐이란 말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5조 달러 어치의 채권에 대해 총 60조 달러에 달하는 CDS가 팔려버렸다는... 그리고 물론 이렇게 많은 CDS를 팔아치운 회사들이 갖고 있는 총알은 어느 회사가 망하느냐에 따라서는 택도 없었다는 거. 그렇게 CDS를 열심히 팔았다가 망할 뻔한 회사가 바로 국내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폰서로 더 유명할지 모르는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AIG다. 부도에 대한 보험을 파는 회사가 앞서 말한 부도는 부도를 키운다는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시는 이 아이러니란...
CDS로 한배 타기
그렇지만 일이 이쯤에서만 끝났더라면, 상황이 참 뭐같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처한 이 불신의 시대가 이렇게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지지는 않았을 거다. 믿거나 말거나, 상황은 여기서 또 한번 시궁창 같아질 수 있다. 앞서서 예를 든 을의 도박을 되짚어보자. A사가 망하면 1억 이득, A사가 안 망하면 매년 100만원 손실. 이런 고위험 고소득 투자 방식에서 고소득을 포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시키는 방법이 또 있다. (사람들 정말 돈 버는 법 궁리를 많이 하긴 많이 했다. 문제는 모든 돈 버는 방식이 국지적으로만 유효했다는 거랄까. 금융 시스템 전체가 어떻게 떠받들어지고 있는지, 이 시스템을 어떻게 떠받들어야하는지의 숲에는 관심이 없었거나, 있었어도 돈벌이가 안 되니까 무시했거나.)
자, A사에 대한 CDS를 쥐고 있는데, A사의 재정 상태가 안 좋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경우 이 CDS를 계속 쥐고 있음으로써 몇백만원을 잃거나, 1억을 따거나에 배팅을 하는 것이 한 가지. 반면에 A사의 부도 위험이 커질 경우 A사에 대한 CDS의 가격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자동차 사고를 자주 내면 보험료가 오르는 것처럼, 부도 위험이 커지면 부도에 대한 보험료가 오르는 거다. 그래서 을이 B사로부터 CDS를 살 땐 연간 100만원씩 B사에 주기로 했는데, 최근에는 연간 200만원씩 내고라도 이 CDS를 사겠다는 사람 병이 등장한다면? 을이 여기서 끼어들어 병에게 자신이 쥐고 있던 CDS를 연 200만원에 판다. 자신은 여전히 B사에 연 100만원을 내야하지만, 어쨌든 순이익 100만원이 생겼다. A사가 망하지 않는 경우의 순손실 100만원이 순이익 100만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그리고 A사가 망한다면? 병에게 1억원을 줘야하지만 나는 B사로부터 1억원을 받게 돼 있으니까 상관없다. 위험은 사라지고 순이익만 남는다. A사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나면 날수록 CDS 가격은 오르게 되고, 가격이 오를 때마다 CDS를 다음 사람에게 팔아치움으로써 손실에 대한 위험을 다음 사람에게 전가할수 있다.
CDS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과정은 아주 합리적인 위험 관리방법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신용을 순식간에 흔들어버리게 된 이유는, CDS 항상 뒤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나에게 위험을 보증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그 사람에게 위험을 보증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 길이 없네. 베어스턴스, 레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가 줄줄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게 누군지 관심이 없었다. 에이, 그런 게 무슨 상관, 어차피 아무도 안 망할 텐데 CDS를 맨 마지막에 쥐고 있는 놈이 독박 쓰겠지. 그런데 대형 투자은행들이 차례로 넘어가고, AIG는 CDS 보증해줄 돈 없다고 누웠더니 미국 정부에서 간신히 살려주고... 그러자 양상이 180도 달라졌다. 애초부터 갚아줄 방법도 없이 팔기 시작한 CDS로 서로 줄줄이 엮여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명이 부도를 내면 연쇄부도다!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이뭐병. -_-,,
상황이 이렇다면? 시바, 믿을 사람은 역시 나밖에 없다. 신용? 그런 거 믿는 당신은 애초에 로맨티스트, 나 혼자 살거나 다같이 죽거나의 이 살벌한 바닥에 설 자격이 없어! 그렇게 2008년의 가을, 신용에 위기는 찾아왔다, 어흥!
아직도 안 끝나네. orz 신용 위기가 주식 시장과 실물 경제로 옮겨붙는 이야기는 다음에... (진도 얼마나 나갈지 예상 못하고 강의 계획 짜는 초짜 강사의 심정. ㅠ.ㅜ)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이라는 물건이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보험과 동일하다. 구체적으로는 회사나 국가와 같은 경제주체의 부도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보자. 갑이라는 사람이 A라는 회사에서 발행한 5년채 채권을 1억원어치 샀다고 하자. 그전까지는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이자를 꼬박꼬박 받다가 만기일이 다가오면 이 회사로부터 1억원을 돌려 받으면 그걸로 채권의 생명은 끝. 갑은 A사가 주는 이자만큼 수익을 올리는 좋고, A사는 사업의 확장에 필요한 목돈을 끌어올 수 있으니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투자의 위험은 언제나 있다. 갑은 A사가 망하지 않을 거라 믿고 채권을 구입하는 형태로 이 회사에 투자를 했지만, 만약 회사가 부도가 난다면? A사의 채권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고 갑은 A사가 망하기 전까지 받은 약간의 이자 외에 1억원을 거의 통째로 날린다고 보면 된다. 아주 큰 돈을 투자했다면 A사가 망할 아주 작은 가능성마저도 살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어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가 있다면 공급은 항상 있고, 공급이 있으면 수요도 발생한다. 위험조차도 팔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생긴다.
방법은 여느 보험과 똑같다. A사의 채권을 가진 갑이 B사에 연락을 한다. 1억원짜리 채권을 샀는데 이에 대해 보험을 들고 싶다며, 매년 채권가격의 1%, 즉 100만원을 지불할 테니 만의 하나 A사가 부도날 경우 자신의 채권을 1억원에 사들이라는 거고, B사가 이에 응하면 거래는 성립한다. 그리고 이게 바로 CDS다. 이 경우 갑은 A사가 부도나든 말든 본인의 1억은 보존하게 되고, A사가 자신에게 지불한 이자 - B사에 지불해야할 CDS 요금(앞선 예에서는 연간 100만원)만큼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수익률은 조금 줄어들지만 투자에 있어서 '안전'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B사의 입장에서는 A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매년 100만원의 이윤이 생기는 거고, A사가 망할 경우 갑에게 지불해야할 1억원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A사가 망하지 않을 확률에 배팅을 하는 거지만, 여전히 좀 위험해 보인다. 이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이 없진 않다. 여러 회사에 대한 CDS를 파는 거다.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 전체에게서 보험료를 받아 소수의 사고시 비용을 메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실 자동차 보험에 든 사람들이 전부 동시다발적으로 자동차 사고를 낸다면 자동차 보험회사는 눈깜짝할 사이에 도산이다. 그렇지만 그럴 확률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사람이 사고를 낼 확률에 비해 확실히 작기 때문에 위험이 분산되는 거다.
마찬가지 논리로, 여러 회사들의 채권에 대한 CDS를 판매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오하라. 그런데 과연 그럴까? -_-,, 일반적인 보험이 취급하는 '사고'의 경우 강원도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와 서울에서 발생한 또 다른 자동차 사고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부도는 다르다. 특히 은행 같은 금융계 회사가 하나 쓰러질 경우 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빌려준 회사들의 부도 위험이 덩달아 증가한다! 결국 자동차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의 자동차 보험회사 꼴이 되는 거다, 크허억.
보험에서 도박으로
CDS는 있는 그대로도 보험보다 위험한데, 사람들이 2000년대 초-중반들어 이 위험을 더 키워 제대로된 도박판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증권이나 채권등과는 달리 CDS 거래는 투명한 시장이 없이, CDS를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일어났다. 또한 CDS는 금융규제의 치외법권에 있어 왔다. 일반 보험처럼 보험금 지급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해둬야 한다는 규정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능했던 게 고(高)레버리지 부도 도박이다. 자, 내가 가진 돈이 1000만원이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규제도 없겠다, CDS를 파는 거다. 재정 상태가 괜찮은, 그래서 쉽게 망할 것 같지 않은 회사를 찾아내서, 그 회사의 채권을 가진 사람들과 흥정을 하는 거다. "당신 채권에 대해 보험 좀 들지 않겠소? 일년에 100만원만 내세요, 회사 망하면 1억까지 내가 물어드리리다." 그 회사가 망하지만 않는 한 나는 매년 100만원을 꼬박꼬박 버는 거다. 물론 그 회사가 망하면 쫄딱 망하는 거다. (회사가 망하면 1억을 줘야 하는데, 어차피 1억이 없는 마당에 어떤 의미에서는 자본금이란 게 무의미한 수준이다.)
충분히 커보이는 이 불씨가 다가 아니다. 인간의 탐욕이란 게 얼마나 끝이 없는고 하니, 말리는 사람이 없다고, 채권이 없는 사람들한테도 CDS를 무작정 팔기 시작한다. 앞선 예로 돌아가보자. 갑의 경우 자신이 소유한 A사의 1억원짜리 채권에 대한 CDS를 연간 100만원의 요금으로 B사로 부터 사들였다. 그런데 이 정보를 어떻게 접한 을이 가만히 보니 A사의 재정 상태가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아보이기만 하지 않는다. 그래서 A사의 채권은 사지도 않고, B사에 연락을 한다. 나도 A사에 대해 1억원짜리 CDS를 사고 싶다고... 매년 100만원을 줄 테니, A사가 망하면 1억을 달라는 거고, A사가 망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B사는 이 거래에 응한다. 을은 결국 A사가 안 망하면 매년 100만원의 손실을 입는다. (갑처럼 실제로 A사의 채권이 없으므로 A사로부터 받는 이자가 없다!) 그렇지만 A사가 망한다면 그간 B사에 지불했던 CDS 금액을 제외하고 거의 통째로 1억원을 벌어들인다는 시나리오. (갑은 A사가 망하면 간신히 자신이 A사에 투자했던 본전을 찾는 것뿐이란 말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5조 달러 어치의 채권에 대해 총 60조 달러에 달하는 CDS가 팔려버렸다는... 그리고 물론 이렇게 많은 CDS를 팔아치운 회사들이 갖고 있는 총알은 어느 회사가 망하느냐에 따라서는 택도 없었다는 거. 그렇게 CDS를 열심히 팔았다가 망할 뻔한 회사가 바로 국내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폰서로 더 유명할지 모르는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AIG다. 부도에 대한 보험을 파는 회사가 앞서 말한 부도는 부도를 키운다는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시는 이 아이러니란...
CDS로 한배 타기
그렇지만 일이 이쯤에서만 끝났더라면, 상황이 참 뭐같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처한 이 불신의 시대가 이렇게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지지는 않았을 거다. 믿거나 말거나, 상황은 여기서 또 한번 시궁창 같아질 수 있다. 앞서서 예를 든 을의 도박을 되짚어보자. A사가 망하면 1억 이득, A사가 안 망하면 매년 100만원 손실. 이런 고위험 고소득 투자 방식에서 고소득을 포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시키는 방법이 또 있다. (사람들 정말 돈 버는 법 궁리를 많이 하긴 많이 했다. 문제는 모든 돈 버는 방식이 국지적으로만 유효했다는 거랄까. 금융 시스템 전체가 어떻게 떠받들어지고 있는지, 이 시스템을 어떻게 떠받들어야하는지의 숲에는 관심이 없었거나, 있었어도 돈벌이가 안 되니까 무시했거나.)
자, A사에 대한 CDS를 쥐고 있는데, A사의 재정 상태가 안 좋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경우 이 CDS를 계속 쥐고 있음으로써 몇백만원을 잃거나, 1억을 따거나에 배팅을 하는 것이 한 가지. 반면에 A사의 부도 위험이 커질 경우 A사에 대한 CDS의 가격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자동차 사고를 자주 내면 보험료가 오르는 것처럼, 부도 위험이 커지면 부도에 대한 보험료가 오르는 거다. 그래서 을이 B사로부터 CDS를 살 땐 연간 100만원씩 B사에 주기로 했는데, 최근에는 연간 200만원씩 내고라도 이 CDS를 사겠다는 사람 병이 등장한다면? 을이 여기서 끼어들어 병에게 자신이 쥐고 있던 CDS를 연 200만원에 판다. 자신은 여전히 B사에 연 100만원을 내야하지만, 어쨌든 순이익 100만원이 생겼다. A사가 망하지 않는 경우의 순손실 100만원이 순이익 100만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그리고 A사가 망한다면? 병에게 1억원을 줘야하지만 나는 B사로부터 1억원을 받게 돼 있으니까 상관없다. 위험은 사라지고 순이익만 남는다. A사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나면 날수록 CDS 가격은 오르게 되고, 가격이 오를 때마다 CDS를 다음 사람에게 팔아치움으로써 손실에 대한 위험을 다음 사람에게 전가할수 있다.
CDS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과정은 아주 합리적인 위험 관리방법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신용을 순식간에 흔들어버리게 된 이유는, CDS 항상 뒤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나에게 위험을 보증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그 사람에게 위험을 보증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 길이 없네. 베어스턴스, 레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가 줄줄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게 누군지 관심이 없었다. 에이, 그런 게 무슨 상관, 어차피 아무도 안 망할 텐데 CDS를 맨 마지막에 쥐고 있는 놈이 독박 쓰겠지. 그런데 대형 투자은행들이 차례로 넘어가고, AIG는 CDS 보증해줄 돈 없다고 누웠더니 미국 정부에서 간신히 살려주고... 그러자 양상이 180도 달라졌다. 애초부터 갚아줄 방법도 없이 팔기 시작한 CDS로 서로 줄줄이 엮여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명이 부도를 내면 연쇄부도다!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이뭐병. -_-,,
상황이 이렇다면? 시바, 믿을 사람은 역시 나밖에 없다. 신용? 그런 거 믿는 당신은 애초에 로맨티스트, 나 혼자 살거나 다같이 죽거나의 이 살벌한 바닥에 설 자격이 없어! 그렇게 2008년의 가을, 신용에 위기는 찾아왔다, 어흥!
아직도 안 끝나네. orz 신용 위기가 주식 시장과 실물 경제로 옮겨붙는 이야기는 다음에... (진도 얼마나 나갈지 예상 못하고 강의 계획 짜는 초짜 강사의 심정. ㅠ.ㅜ)
레버리지의 양면
지난번에 레버리지(지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하니, 지렛대가 뒤집히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레버리지에 대해 간단히 다시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간단히 말해서 수익률이 10%짜리 투자 대상이 있다고 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돈이 100만원이어서 그돈을 투자할 경우 10만원밖에 벌 수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서 1000만원을 빌려 와서 1100만원을 투자한다면 1100만원의 10%, 즉 110만원을 벌 수 있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10만원쯤 이자를 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버는 돈은 100만원, 가진돈을 순식간에 두배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레버리지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률은 커진다.
"오, 이런 장밋빛 세상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레버리지에도 다크 사이드가 있다. 레버리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큰손'을 찾아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돈 100만원에 남의 돈 1000만원을 얹어서 110만원을 벌었는데, 1000만원 빌려준 사람이 내 10% 내놔라고 해서 100만원을 가져가면 내 손에 남은 돈은 10만원... 고로 말짱 도루묵.
결국 1000만원에 대해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줄 사람이 필요하단 거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역으로 손실 또한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투자 대상을 잘못 짚는다면 그 손실도 내가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 다시 앞선 예로 돌아가서 10% 수익률의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했는데 10% 손실을 입는다면? 내가 집어넣은 1100만원이 990만원이 되어 돌아온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래 조건대로 1000만원+10만원을 갚고 나면 수중의 남은 돈은 -20만원, 광속으로 파산이다. 총 투자액에 비해서는 10%의 손실이 내 원금 대비 120%의 손실로 증폭되어 돌아온다. 물론 레버리지가 클수록 이 손실이 증폭되는 정도 또한 심해진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양면이다. 그래서 레버리지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과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필수다.
적절한 집값
이 정도로 시끌벅적한 위기가 왔다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지만, 이번 신용위기는 금융권이 이 두가지 모두에 완벽하게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첫째로 금융 시장에서 투자 상품으로 subprime mortgage에 얽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는 스스로 거기에 엄청난 돈을 꼴아박았다는 거고, 둘째로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Subprime mortage crisis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이야기했으므로 여기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약간 가지를 쳐서 투자 상품의 수익률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간혹 시장이 과열되어, 투자 상품이 가진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 이상으로 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거품 혹은 버블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치란 결국 시장에서 결정되는 거 아닌가? 시장가치와 분리된 내재가치라는 게 도대체 뭐냐?'라는 거다. 더러 '바가지 썼다'라고들 하지만 이는 보통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살 때나 쓰는 거고, 주식처럼 항상 시장에 빠르게 반응하여 결정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경우 결국 내재가치를 별도로 따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이번 subprime mortgage와 직결된 집값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가의 두가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얘기해보겠다.
우선 부동산 이야기부터 하자. Subprime mortgage 파생상품이 레버리지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건전한 투자상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중 한가지는 충족이 되어야 한다: 1) 대출을 받은 사람이 약속된 이율로 돈을 꼬박꼬박 갚던가, 2) 이 사람들이 채무불이행을 할 경우 담보로 삼았던 집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던가. 그런데 돈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면서 1)번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bprime mortgage 파생 상품이 날개돋은 듯 팔릴 수 있었던 데에는 집값이 한동안 미친 듯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도 전에 했으므로 자세히는 하지 않겠지만,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엔 원래의 mortgage를 못 갚더라도 집값 상승분을 이용해 재대출을 받아 초기의 mortgage를 갚는 방법이 있고, 빚으로 빚을 갚기 싫으면 집을 팔아서 기존의 mortgage를 갚아버리는 방법도 있다. 두가지에 모두 실패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원래 대출금보다 더 비싼 집이 수중에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자는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그런데 이를 현금화하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문제는 최근의 집값은 순환논리에 의해 상승했다는 점이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아무한테나 집 사라고 돈을 빌려줘도 상관없고, 돈을 빌려주면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테니 집값이 오를 거다라는... 설마? 이걸 정말 믿었단 말야? orz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계소득 대비 집값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가계소득 대비 집값은 2~3배 정도에서 움직여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이게 4배가 넘어버렸다. 결국 오른 집값만큼 가계부채만 불어났다는 이야기. 결국 올라버린 집값을 유지할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빚이 너무 많아서 허덕이다가 결국 버블이 뻥!
적절한 집값이란 결국 집값 상승분으로 집값을 돌려막는 게 아니라 가계소득을 통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안 되면 일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이 수요가 지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꺼져버릴 수밖에... 게다가 이렇게 집값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집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실제 내 집값보다 많은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빚을 갚는 것보다 집을 포기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 결국 시장에 엄청난 물랴의 부동산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집값은 더 빠르게 떨어지는, 버블이 커질 때 벌어지던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적절한 주가
자, 그러면 요새 말이 많은 주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이를 위해서 우선 회사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차대조표란 대변에 한 회사의 모든 자산(asset)을, 차변에 모든 부채(liability)를 기록하여 양변을 말 그대로 대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관행은 제삼변으로 주주계정(shareholder's equity)를 기록하는데 이는 크게는 부채에 포함된다. 자산 항목에는 보유한 현금, 재고품, 건물, 선불한 대금 등 회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부채 항목에는 각종 대출, 만기가 남은 회사채, 미납세금 등 회사가 진 빚이란 빚은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두개의 차액이 주주계정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회사가 현시점에서 사업을 정리한다고 할 경우, 갖고 있는 자산들을 모두 현금화해서 갚아야 할 빚을 다 갚고 나서 남는 돈이 있다면 이 돈이 주주들의 몫이다. 따라서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자신들의 자산이 되는 것이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주들에게 줘야 할 빚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주계정은 부채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balance out되기 때문에 balance sheet이라고 부른다.)
주주계정을 발행된 주식의 갯수로 나눈 것을 장부상의 주가(book value)라고 하는데, 실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 이것보다는 조금 미묘하다. 대차대조표가 포함하고 있는 내용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사실 단순히 자산-부채의 크기보다도 회사가 지닌 미래의 수익기대치이기 때문에 주주계정에서 주가를 계산하는 건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대차대조표란 게 워낙 난해하기 쓰여있다 보니 이를 제대로 읽는 것은 경영이나 재무쪽에서 학위를 취득하고도 평생 전공을 삼을 정도로 복잡한 일이다. 그런 걸 갖고 내가 여기서 대차대조표에 대해 뭐 대단히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고, 혹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라.
http://beginnersinvest.about.com/cs/investinglessons/a/aaless1intro.htm (근데 이 정도가 대차대조표를 읽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orz)
아무튼 합리적인 주가란 주주계정에서 바로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중요한 건 회사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늘리고 부채를 줄임으로써 주주계정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단순화하면 그렇게 자산을 주주계정을 키우는 것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당연히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지분, 즉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따라서 한 회사의 주가가 주주계정 증가율보다 지나치게 빨리 뛴다면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회사들의 주주계정이 증가할 경우 이는 배당금의 형태로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가거나,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재투자되기 때문에 소비나 투자의 형태로 GDP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부분 종목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한나라의 주식시장이 통째로 GDP 성장률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빠르게 뛴다면 주식시장 전체에 거품이 낀 거다. 투기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주식 시장을 통해서 GDP 성장분 + 알파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는 게 건전하다는 건 그런 의미다. 투기를 해서 성공하는 사람의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를 한다면 평생 불만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또 길어졌는데, 다음에는 신용부도스왑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신용부도스왑이 뭔지, 그리고 이게 어떻게 금융계 내에서 위기를 빠르게 확산시켰는지 이야기하고, 이렇게 발전한 신용위기가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로 옮아붙은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볼 생각. 그리고 언제나처럼 첨언, 태클, 질문 모두 환영!
지난번에 레버리지(지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하니, 지렛대가 뒤집히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레버리지에 대해 간단히 다시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간단히 말해서 수익률이 10%짜리 투자 대상이 있다고 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돈이 100만원이어서 그돈을 투자할 경우 10만원밖에 벌 수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서 1000만원을 빌려 와서 1100만원을 투자한다면 1100만원의 10%, 즉 110만원을 벌 수 있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10만원쯤 이자를 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버는 돈은 100만원, 가진돈을 순식간에 두배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레버리지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률은 커진다.
"오, 이런 장밋빛 세상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레버리지에도 다크 사이드가 있다. 레버리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큰손'을 찾아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돈 100만원에 남의 돈 1000만원을 얹어서 110만원을 벌었는데, 1000만원 빌려준 사람이 내 10% 내놔라고 해서 100만원을 가져가면 내 손에 남은 돈은 10만원... 고로 말짱 도루묵.
결국 1000만원에 대해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줄 사람이 필요하단 거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역으로 손실 또한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투자 대상을 잘못 짚는다면 그 손실도 내가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 다시 앞선 예로 돌아가서 10% 수익률의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했는데 10% 손실을 입는다면? 내가 집어넣은 1100만원이 990만원이 되어 돌아온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래 조건대로 1000만원+10만원을 갚고 나면 수중의 남은 돈은 -20만원, 광속으로 파산이다. 총 투자액에 비해서는 10%의 손실이 내 원금 대비 120%의 손실로 증폭되어 돌아온다. 물론 레버리지가 클수록 이 손실이 증폭되는 정도 또한 심해진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양면이다. 그래서 레버리지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과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필수다.
적절한 집값
이 정도로 시끌벅적한 위기가 왔다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지만, 이번 신용위기는 금융권이 이 두가지 모두에 완벽하게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첫째로 금융 시장에서 투자 상품으로 subprime mortgage에 얽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는 스스로 거기에 엄청난 돈을 꼴아박았다는 거고, 둘째로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Subprime mortage crisis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이야기했으므로 여기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약간 가지를 쳐서 투자 상품의 수익률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간혹 시장이 과열되어, 투자 상품이 가진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 이상으로 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거품 혹은 버블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치란 결국 시장에서 결정되는 거 아닌가? 시장가치와 분리된 내재가치라는 게 도대체 뭐냐?'라는 거다. 더러 '바가지 썼다'라고들 하지만 이는 보통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살 때나 쓰는 거고, 주식처럼 항상 시장에 빠르게 반응하여 결정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경우 결국 내재가치를 별도로 따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이번 subprime mortgage와 직결된 집값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가의 두가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얘기해보겠다.
우선 부동산 이야기부터 하자. Subprime mortgage 파생상품이 레버리지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건전한 투자상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중 한가지는 충족이 되어야 한다: 1) 대출을 받은 사람이 약속된 이율로 돈을 꼬박꼬박 갚던가, 2) 이 사람들이 채무불이행을 할 경우 담보로 삼았던 집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던가. 그런데 돈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면서 1)번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bprime mortgage 파생 상품이 날개돋은 듯 팔릴 수 있었던 데에는 집값이 한동안 미친 듯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도 전에 했으므로 자세히는 하지 않겠지만,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엔 원래의 mortgage를 못 갚더라도 집값 상승분을 이용해 재대출을 받아 초기의 mortgage를 갚는 방법이 있고, 빚으로 빚을 갚기 싫으면 집을 팔아서 기존의 mortgage를 갚아버리는 방법도 있다. 두가지에 모두 실패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원래 대출금보다 더 비싼 집이 수중에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자는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그런데 이를 현금화하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문제는 최근의 집값은 순환논리에 의해 상승했다는 점이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아무한테나 집 사라고 돈을 빌려줘도 상관없고, 돈을 빌려주면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테니 집값이 오를 거다라는... 설마? 이걸 정말 믿었단 말야? orz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계소득 대비 집값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가계소득 대비 집값은 2~3배 정도에서 움직여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이게 4배가 넘어버렸다. 결국 오른 집값만큼 가계부채만 불어났다는 이야기. 결국 올라버린 집값을 유지할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빚이 너무 많아서 허덕이다가 결국 버블이 뻥!
적절한 집값이란 결국 집값 상승분으로 집값을 돌려막는 게 아니라 가계소득을 통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안 되면 일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이 수요가 지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꺼져버릴 수밖에... 게다가 이렇게 집값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집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실제 내 집값보다 많은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빚을 갚는 것보다 집을 포기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 결국 시장에 엄청난 물랴의 부동산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집값은 더 빠르게 떨어지는, 버블이 커질 때 벌어지던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적절한 주가
자, 그러면 요새 말이 많은 주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이를 위해서 우선 회사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차대조표란 대변에 한 회사의 모든 자산(asset)을, 차변에 모든 부채(liability)를 기록하여 양변을 말 그대로 대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관행은 제삼변으로 주주계정(shareholder's equity)를 기록하는데 이는 크게는 부채에 포함된다. 자산 항목에는 보유한 현금, 재고품, 건물, 선불한 대금 등 회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부채 항목에는 각종 대출, 만기가 남은 회사채, 미납세금 등 회사가 진 빚이란 빚은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두개의 차액이 주주계정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회사가 현시점에서 사업을 정리한다고 할 경우, 갖고 있는 자산들을 모두 현금화해서 갚아야 할 빚을 다 갚고 나서 남는 돈이 있다면 이 돈이 주주들의 몫이다. 따라서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자신들의 자산이 되는 것이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주들에게 줘야 할 빚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주계정은 부채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balance out되기 때문에 balance sheet이라고 부른다.)
주주계정을 발행된 주식의 갯수로 나눈 것을 장부상의 주가(book value)라고 하는데, 실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 이것보다는 조금 미묘하다. 대차대조표가 포함하고 있는 내용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사실 단순히 자산-부채의 크기보다도 회사가 지닌 미래의 수익기대치이기 때문에 주주계정에서 주가를 계산하는 건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대차대조표란 게 워낙 난해하기 쓰여있다 보니 이를 제대로 읽는 것은 경영이나 재무쪽에서 학위를 취득하고도 평생 전공을 삼을 정도로 복잡한 일이다. 그런 걸 갖고 내가 여기서 대차대조표에 대해 뭐 대단히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고, 혹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라.
http://beginnersinvest.about.com/cs/investinglessons/a/aaless1intro.htm (근데 이 정도가 대차대조표를 읽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orz)
아무튼 합리적인 주가란 주주계정에서 바로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중요한 건 회사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늘리고 부채를 줄임으로써 주주계정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단순화하면 그렇게 자산을 주주계정을 키우는 것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당연히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지분, 즉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따라서 한 회사의 주가가 주주계정 증가율보다 지나치게 빨리 뛴다면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회사들의 주주계정이 증가할 경우 이는 배당금의 형태로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가거나,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재투자되기 때문에 소비나 투자의 형태로 GDP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부분 종목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한나라의 주식시장이 통째로 GDP 성장률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빠르게 뛴다면 주식시장 전체에 거품이 낀 거다. 투기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주식 시장을 통해서 GDP 성장분 + 알파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는 게 건전하다는 건 그런 의미다. 투기를 해서 성공하는 사람의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를 한다면 평생 불만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또 길어졌는데, 다음에는 신용부도스왑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신용부도스왑이 뭔지, 그리고 이게 어떻게 금융계 내에서 위기를 빠르게 확산시켰는지 이야기하고, 이렇게 발전한 신용위기가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로 옮아붙은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볼 생각. 그리고 언제나처럼 첨언, 태클, 질문 모두 환영!
어제 결국 코스피 1000포인트가 깨졌다. LA Times의 Tom Petruno가 각 나라의 주식시장 역대 최고점 대비 반타작 난 국가들을 정리해놨는데,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전세계 주식 시장의 동반 몰락이다.
원문: http://latimesblogs.latimes.com/money_co/2008/10/heres-a-club-no.html
Markets down more than 70%: Vietnam (-70.5%), Peru (-73.2%), Ireland (-73.4%), Russia (-73.9%), Iceland (-88.7%).
Markets down between 60% and 70%: Hong Kong (-60.1%), Poland (-62.6%), China (-69.8%).
Markets down between 50% and 60%: South Korea (-54.5%), Italy (-55.2%), Egypt (-56.9%), Brazil (-57.2%), Japan (-58.1%), Singapore (-58.2%), Turkey (-58.5%), India (-58.3%).
Markets down between 40% and 50%: Great Britain (-42.3%), Australia (-43.3%), U.S.-S&P 500 (-44.0%), Spain (-46.4%), Germany (-47.0%), Mexico (-48.3%).
그렇게 꼿꼿(?)하던 Federal Reserve 전의장 Alan Greenspan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용 쓰나미' 앞에 무뤂을 꿇고 실수를 인정하는 역사적인 사건마저 벌어졌다.
관련기사: http://www.msnbc.msn.com/id/27335454/
최근 몇년간 한국 사람들도 남는 돈, 빌린 돈 안 가리고 돈이란 돈은 죄다 주식과 펀드에 쏟아부었는데, 그 돈이 반타작 났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꼬... 사실 남는 돈이 조금 있어서 은행에 넣어두기엔 이자가 너무 낮아서 배아프다면 그 돈으로 주식을 조금 사는 게 문제는 아닌데, 왜 하나들 같이 옆집의 아무개가 '주식 투자로 돈을 몇배로 불렸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열심히 하냔 말이다. 제발이지 '은행이율보다는 그래도 쬐금 낫더라'는 정도에 만족 좀 해주세요. orz (곧 정리해서 이야기를 하겠지만 주식으로 경제성장률+알파 정도 이상의 돈을 벌려고 하는 건 애초에 헛된 꿈이다. 원래가 경제에 거품이 끼면 대박이 터지는 사람 극소수와 쪽박을 차는 사람 여럿이 나오게 돼 있단 말이다.)
@ 아무래도 주가에 사람 눈이 많이 가다 보니, 언론에서 언급하기에는 섹시한 지표지만, 사실 현 위기를 진단하는데 크게 의미있는 지표는 아니다. '주가가 떨어진다, 경제가 끝장나게 생겼다'는 언론의 호들갑에 동참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이런 주식 시장의 동반 몰락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은 그 자체로 흥미로와서...라고 말하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들한테 이지메 당하려나? -_-a 아무튼 요새 경제관련 뉴스는 연일 흥미진진. ㅋㅋㅋ
원문: http://latimesblogs.latimes.com/money_co/2008/10/heres-a-club-no.html
Markets down more than 70%: Vietnam (-70.5%), Peru (-73.2%), Ireland (-73.4%), Russia (-73.9%), Iceland (-88.7%).
Markets down between 60% and 70%: Hong Kong (-60.1%), Poland (-62.6%), China (-69.8%).
Markets down between 50% and 60%: South Korea (-54.5%), Italy (-55.2%), Egypt (-56.9%), Brazil (-57.2%), Japan (-58.1%), Singapore (-58.2%), Turkey (-58.5%), India (-58.3%).
Markets down between 40% and 50%: Great Britain (-42.3%), Australia (-43.3%), U.S.-S&P 500 (-44.0%), Spain (-46.4%), Germany (-47.0%), Mexico (-48.3%).
그렇게 꼿꼿(?)하던 Federal Reserve 전의장 Alan Greenspan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용 쓰나미' 앞에 무뤂을 꿇고 실수를 인정하는 역사적인 사건마저 벌어졌다.
관련기사: http://www.msnbc.msn.com/id/27335454/
최근 몇년간 한국 사람들도 남는 돈, 빌린 돈 안 가리고 돈이란 돈은 죄다 주식과 펀드에 쏟아부었는데, 그 돈이 반타작 났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꼬... 사실 남는 돈이 조금 있어서 은행에 넣어두기엔 이자가 너무 낮아서 배아프다면 그 돈으로 주식을 조금 사는 게 문제는 아닌데, 왜 하나들 같이 옆집의 아무개가 '주식 투자로 돈을 몇배로 불렸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열심히 하냔 말이다. 제발이지 '은행이율보다는 그래도 쬐금 낫더라'는 정도에 만족 좀 해주세요. orz (곧 정리해서 이야기를 하겠지만 주식으로 경제성장률+알파 정도 이상의 돈을 벌려고 하는 건 애초에 헛된 꿈이다. 원래가 경제에 거품이 끼면 대박이 터지는 사람 극소수와 쪽박을 차는 사람 여럿이 나오게 돼 있단 말이다.)
@ 아무래도 주가에 사람 눈이 많이 가다 보니, 언론에서 언급하기에는 섹시한 지표지만, 사실 현 위기를 진단하는데 크게 의미있는 지표는 아니다. '주가가 떨어진다, 경제가 끝장나게 생겼다'는 언론의 호들갑에 동참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이런 주식 시장의 동반 몰락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은 그 자체로 흥미로와서...라고 말하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들한테 이지메 당하려나? -_-a 아무튼 요새 경제관련 뉴스는 연일 흥미진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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