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뒤죽박죽 일본어 독학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다 외웠으면 이제 웬만한 건 다 읽을 수 있다. 몇가지 돌발적인 상황들만 빼면 말이지. 그 돌발적인 상황이란, 중모음으로 사용되는 글자들 やゆよ,ヤユヨ(야유요)와 つ,ツ(츠)가 다른 글자 옆에 쬐끄맣게(ゃゅょっ,ャュョッ) 기생하는 경우들이 있다. 야유요가 기생할 때는 요음, 츠가 기생할 때는 촉음이라고 하는데, 일단 요음이 쓰일 때 앞의 큰 글자는 거의 항상--항상일 수도 있지만, 자신 없으니 거의 항상이라고 하자--い(이)단에 있는 글자가 온다. 여기서 앞글자의 자음과 요음의 모음을 붙여 읽으면 된다. 예를 들면 しゃ는 し(시)에서 'ㅅ'을 따와서 야랑 붙여서 '샤'라고 읽는 거다. 자모 구분이 없는 문자다보니, 모음을 겹쳐 써야 할 때, 그냥 모음을 작게 써서 앞글자에 기생시켜버린 셈.

촉음도 대충 비슷한 컨셉. 일본어에는 'ㅇ'이나 'ㄴ' 받침으로 쓰는 ん 외에는 받침으로 사용되는 기호가 따로 없다 보니, っ을 앞글자에 그냥 붙여서 받침으로 쓰는 거다. 차이라면 요음은 앞의 큰 글자의 자음에 작게 붙여쓴 글씨의 (중)모음을 살렸다면, 촉음은 앞의 큰 글자의 받침으로 쓰이되, 그 음은 뒤에 따라오는 글자의 자음을 살린다. 예를 들면, ゆっくり의 경우 っ이 앞글자 ゆ(유)의 받침으로 쓰이지만 음은 뒤에 따라오는 く(쿠)의 자음을 따라 ㅋ(ㄱ)처럼 쓰여서 '육쿠리'라고 읽으면 된다. (뭐, 따지고 보면 윷쿠리나 육쿠리나... 그냥 뭉개면 다 똑같은 소리다. ㅡㅠㅡ)

그 외에 お(오)단 뒤에 う가 따라올 때, もう를 예를 들면 '모우'라고 읽지 않고 '모-'를 끌어서 장음으로 읽으면 되는데,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원래 남의 나라 말 발음하는 법은 잘 모르겠으면 소리를 뭉개버리면 그만이다. '모우'나 '모-'나... 자, 이 정도하면 읽는 건 대충 해결. 그렇지만 아무리 읽을 줄 알면 뭐하나. 낭독만 했지 해독을 못하는데... ㅡㅠㅡ 특히나 일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기 때문에 그냥 읽으면 무지 막막하다. -_-,, 그렇다보니, 문장의 주어, 목적어, 동사가 어디서 어떻게 끊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문법이 필수. (사실 한자도 필수. 그렇지만 그건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잖아. ㅡㅠㅡ)

문법을 대충 익히고 나면, 몇몇 띄어쓰기용 marker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 문장들 속에서 그 marker들을 기준으로 앞뒤를 나눠서 읽어보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대충 뜻은 해독이 된다. 물론 안내 사항 따위의 형식과 내용이 간단한 문장들에 한해서... 암튼 그 얘긴 담에--일단 동사와 형용사부터--또 하자. ㅡㅠㅡ

일본어 이야기한 김에 잡담 조금 하자면, 이제 아주 간단한 문장은 단어 몇개 사전 찾아보면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처음 왔을 때의 완전히 막막한 느낌은 없는데, 어떻게 보면 사실 일본어가 쓸모없기는 매한가지다. 일본어로 말은 하지만, 일본어를 알아듣지는 못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일본어로 말을 안 하니만 못하다. 어설프게라도 떠뜸거리면서 일본어로 말을 하면, 저쪽에서 일본어로 속사포를 쏴대니 대책이 없더라고. -_-,,

지난 금요일 저녁에 리켄 카페테리아에서 모찌츠키가 있었다. 매년 있는 일인가 싶어 연구실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잘 모르더라고. 그래서 카페테리아 직원한테 '모찌츠키오 마이넨 시마스까? (모찌츠키를 매년 하나요?)'라고 물었는데... 난 '네, 아니오 + 약간의 부연설명'으로 대답하리라 기대했는데, '네, 아니오'는 온데간데없고 일장연설을 하네. ㅠ.ㅜ 상대방의 대답을 전혀 예측할 수 없으니, 완전 쓸모없는 일본어라 하겠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꾸 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듣기가 늘 리가 없잖은가. 실로 뱀이 자기 꼬리 잡아먹고 있는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구나~.

그리하여 이제부턴 작전명 '육쿠리' 발동이닷.
"모- 이치도 육쿠리 잇떼 쿠다사이. (다시 한번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또는
"야사시이나 니혼고데 육쿠리 잇떼 쿠다사이. (쉬운 일본어로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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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미아 2009/12/11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