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격이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지금까지 거의 모든 논의를 가격이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이 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진행했는데, 실제로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앞선 글에서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실생활에서의 경험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간단히 언급은 했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 다시 생각해봅시다.
쌀 생산자 갑이 있습니다. 일년에 쌀을 십톤 생산하는데, 자신의 노동력을 제외한 비료, 농기계 등등에 드는 생산비용이 천만원이라고 합시다. 생산한 십톤의 쌀을 팔아서 일년간 먹고 살아야 할테니 갑은 천만원 + 일년간 먹고 살 정도의 가격에 쌀을 팔기를 원하겠지요. 여기서 '일년간 먹고 살 정도'라는 건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습니다만 보통은 사회 전반적인 생활 수준 범위 내에서 개인이 원하는 최소한의 생활비가 결정됩니다. 그 최소한의 정도가 일년에 이천만원이라고 하면 이 쌀 생산자가 원하는 쌀 가격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적어도 십톤에 삼천만원은 받기를 바랄 겁니다. 그리고 이 이천만원+알파가 갑의 노동에 대한 가치가 되겠습니다.
논의를 간소화하기 위해 중간상인 없이 갑이 쌀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경우를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쌀 소비자는 총 100명이 있습니다. 이중 10명은 100kg에 5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고, 20명은 45만원, 40명은 40만원, 20명은 35만원, 나머지 10명은 3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해봅시다.
문제는 쌀의 생산자 갑은 수요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없고, 쌀의 소비자 역시 쌀의 공급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갑은 처음에 그래도 내가 일년간 뼈빠지게 일했는데 오천만원은 벌어야지라는 생각에, 생산비용 천만원을 감안해서 100kg에 60만원의 가격표를 붙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도 안 사는 겁니다. 60만원의 가격으로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쯤에서, 너무 비쌌나?' 싶어서 가격을 50만원으로 낮춥니다. 그러자 10명이 와서 총 1톤어치의 쌀을 사갔지만, 그 이상은 팔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40만원으로 다시 깎습니다. 그러자 60명이 더 와서 총 1톤어치의 쌀을 사갑니다. 여전히 쌀이 남습니다. 쌀값을 35만원으로 더 깎았더니 20명이 더 와서 2톤어치의 쌀을 사갔습니다만 여전히 1톤이 남았습니다. 5만원을 더 깎았더니 10명이 와서 마지막 1톤어치를 사갔습니다. 갑은 자신이 생산한 쌀을 다 팔았고, 쌀 더 없냐고 사러 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쌀 값이 30만원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공급과잉이 발생한 거죠.
그런데 이때 쌀의 평형 가격은 얼마일까요? 쌀을 50만원 주고 산 사람도 있고, 쌀을 30만원 주고 산 사람도 있다는 거죠. 갑이 쌀을 팔아 벌어들인 총액이 3900만원이니까 100kg 당 39만원일까요? 아니면 마지막 한톨을 팔아 치울 수 있었던 가격인 30만원일까요?
문제는 공급자나 수요자나 모두 상호간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겁니다. 갑은 쌀 수요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없었기 때문에 수요가 전혀 없는 가격대인 60만원에서 출발해서 쌀값을 조금씩 조금씩 낮추게 된 겁니다. 반면에 쌀을 50만원 주고 산 사람들은 쌀값이 6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떨어지자 '이 가격이면 조금 비싸기는 한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쌀의 공급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안 사면 나중에는 모자라서 못 살지도 몰라'라고 생각해서 50만원을 주고 사게 됩니다. 그런데 나중에 쌀을 30만원을 주고 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후회를 하겠지요.
자 일년이 지나서 갑이 다시 쌀을 내다 팝니다. 전년도의 기억을 떠올려서 5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그랬더니 올해는 어쩐 일인지 아무도 안 삽니다. 그래서 가격을 45만원, 40만원, 35만원 차례로 낮춰 봤는데 여전히 아무도 안 삽니다. 30만원까지 낮췄더니 갑자기 사람이 몰립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00kg씩만 사가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어떤 사람은 쌀을 120kg, 어떤 사람은 110kg, 어떤 사람은 100kg을 달라고 합니다. 쌀의 적정가격이 35만원 이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쌀값이 비쌀 때는 100kg씩만 샀지만, 쌀값이 30만원이 되고보니 쌀을 조금 더 많이 먹어도 되겠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쌀을 다 팔고 보니 줄의 끝에 있던 20명 정도가, '어, 쌀 더 없어요?'라고 하는 겁니다. 쌀값이 30만원일 때는 공급 부족이 발생한 거죠. 쌀의 평형 가격은 30만원보다는 비싸다는 이야기입니다.
자, 또 일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쌀값을 35만원으로 잡아봤습니다. 사람들이 지난해에 쌀이 모자라서 못 사는 사람이 있었단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30만원까지 값이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쌀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가격대에서 90명의 사람이 와서는 쌀 10톤을 다 사갔고, 더 이상 쌀을 사러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게 바로 쌀의 평형 가격입니다. 쌀 공급자의 공급량과 쌀 수요자의 수요량이 이 가격대에서 딱 맞아떨어진 거죠.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30만원에 쌀을 사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쌀을 전혀 못 샀으니 공급 부족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건데 30만원에 쌀을 사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쌀값이 30만원일 때는 수요자이지만 쌀값이 그보다 높을 때에는 수요자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내가 무언가를 공짜로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시장의 수요에 반영이 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죠. 경제학적으로 수요-공급은 35만원에서 평형이 맞춰졌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쌀값을 30만원으로 잡은 사람들은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 자동차나, 대형TV, 아이팟 등의 생필품이 아닌 품목이라면 내가 지불할 수 있는 비용보다 비싸서 못 사는 일이 항상 일어나고 있고 이에 대한 거부감이 안 들겠지만, 쌀이나 물처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품목에 대해 시장에서 형성된 평형 가격이 '쌀값이 모자라 쌀을 못 사먹는 사람'을 만들어낸다면 문제가 조금 다른 거죠. 다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에는 어떤 게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Q & A의 Q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서 제가 옛날에 오해했거나 의아하게 생각했던 부분들, 주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점들로 골라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혹시 독자분들이 실제로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질문도 받겠습니다. 물론 제가 답을 해드릴 수 없는 질문들도 많겠지만요.
A) 지금까지 거의 모든 논의를 가격이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이 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진행했는데, 실제로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앞선 글에서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실생활에서의 경험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간단히 언급은 했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 다시 생각해봅시다.
쌀 생산자 갑이 있습니다. 일년에 쌀을 십톤 생산하는데, 자신의 노동력을 제외한 비료, 농기계 등등에 드는 생산비용이 천만원이라고 합시다. 생산한 십톤의 쌀을 팔아서 일년간 먹고 살아야 할테니 갑은 천만원 + 일년간 먹고 살 정도의 가격에 쌀을 팔기를 원하겠지요. 여기서 '일년간 먹고 살 정도'라는 건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습니다만 보통은 사회 전반적인 생활 수준 범위 내에서 개인이 원하는 최소한의 생활비가 결정됩니다. 그 최소한의 정도가 일년에 이천만원이라고 하면 이 쌀 생산자가 원하는 쌀 가격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적어도 십톤에 삼천만원은 받기를 바랄 겁니다. 그리고 이 이천만원+알파가 갑의 노동에 대한 가치가 되겠습니다.
논의를 간소화하기 위해 중간상인 없이 갑이 쌀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경우를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쌀 소비자는 총 100명이 있습니다. 이중 10명은 100kg에 5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고, 20명은 45만원, 40명은 40만원, 20명은 35만원, 나머지 10명은 3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해봅시다.
문제는 쌀의 생산자 갑은 수요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없고, 쌀의 소비자 역시 쌀의 공급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갑은 처음에 그래도 내가 일년간 뼈빠지게 일했는데 오천만원은 벌어야지라는 생각에, 생산비용 천만원을 감안해서 100kg에 60만원의 가격표를 붙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도 안 사는 겁니다. 60만원의 가격으로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쯤에서, 너무 비쌌나?' 싶어서 가격을 50만원으로 낮춥니다. 그러자 10명이 와서 총 1톤어치의 쌀을 사갔지만, 그 이상은 팔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40만원으로 다시 깎습니다. 그러자 60명이 더 와서 총 1톤어치의 쌀을 사갑니다. 여전히 쌀이 남습니다. 쌀값을 35만원으로 더 깎았더니 20명이 더 와서 2톤어치의 쌀을 사갔습니다만 여전히 1톤이 남았습니다. 5만원을 더 깎았더니 10명이 와서 마지막 1톤어치를 사갔습니다. 갑은 자신이 생산한 쌀을 다 팔았고, 쌀 더 없냐고 사러 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쌀 값이 30만원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공급과잉이 발생한 거죠.
그런데 이때 쌀의 평형 가격은 얼마일까요? 쌀을 50만원 주고 산 사람도 있고, 쌀을 30만원 주고 산 사람도 있다는 거죠. 갑이 쌀을 팔아 벌어들인 총액이 3900만원이니까 100kg 당 39만원일까요? 아니면 마지막 한톨을 팔아 치울 수 있었던 가격인 30만원일까요?
문제는 공급자나 수요자나 모두 상호간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겁니다. 갑은 쌀 수요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없었기 때문에 수요가 전혀 없는 가격대인 60만원에서 출발해서 쌀값을 조금씩 조금씩 낮추게 된 겁니다. 반면에 쌀을 50만원 주고 산 사람들은 쌀값이 6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떨어지자 '이 가격이면 조금 비싸기는 한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쌀의 공급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안 사면 나중에는 모자라서 못 살지도 몰라'라고 생각해서 50만원을 주고 사게 됩니다. 그런데 나중에 쌀을 30만원을 주고 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후회를 하겠지요.
자 일년이 지나서 갑이 다시 쌀을 내다 팝니다. 전년도의 기억을 떠올려서 5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그랬더니 올해는 어쩐 일인지 아무도 안 삽니다. 그래서 가격을 45만원, 40만원, 35만원 차례로 낮춰 봤는데 여전히 아무도 안 삽니다. 30만원까지 낮췄더니 갑자기 사람이 몰립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00kg씩만 사가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어떤 사람은 쌀을 120kg, 어떤 사람은 110kg, 어떤 사람은 100kg을 달라고 합니다. 쌀의 적정가격이 35만원 이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쌀값이 비쌀 때는 100kg씩만 샀지만, 쌀값이 30만원이 되고보니 쌀을 조금 더 많이 먹어도 되겠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쌀을 다 팔고 보니 줄의 끝에 있던 20명 정도가, '어, 쌀 더 없어요?'라고 하는 겁니다. 쌀값이 30만원일 때는 공급 부족이 발생한 거죠. 쌀의 평형 가격은 30만원보다는 비싸다는 이야기입니다.
자, 또 일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쌀값을 35만원으로 잡아봤습니다. 사람들이 지난해에 쌀이 모자라서 못 사는 사람이 있었단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30만원까지 값이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쌀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가격대에서 90명의 사람이 와서는 쌀 10톤을 다 사갔고, 더 이상 쌀을 사러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게 바로 쌀의 평형 가격입니다. 쌀 공급자의 공급량과 쌀 수요자의 수요량이 이 가격대에서 딱 맞아떨어진 거죠.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30만원에 쌀을 사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쌀을 전혀 못 샀으니 공급 부족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건데 30만원에 쌀을 사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쌀값이 30만원일 때는 수요자이지만 쌀값이 그보다 높을 때에는 수요자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내가 무언가를 공짜로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시장의 수요에 반영이 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죠. 경제학적으로 수요-공급은 35만원에서 평형이 맞춰졌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쌀값을 30만원으로 잡은 사람들은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 자동차나, 대형TV, 아이팟 등의 생필품이 아닌 품목이라면 내가 지불할 수 있는 비용보다 비싸서 못 사는 일이 항상 일어나고 있고 이에 대한 거부감이 안 들겠지만, 쌀이나 물처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품목에 대해 시장에서 형성된 평형 가격이 '쌀값이 모자라 쌀을 못 사먹는 사람'을 만들어낸다면 문제가 조금 다른 거죠. 다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에는 어떤 게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Q & A의 Q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서 제가 옛날에 오해했거나 의아하게 생각했던 부분들, 주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점들로 골라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혹시 독자분들이 실제로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질문도 받겠습니다. 물론 제가 답을 해드릴 수 없는 질문들도 많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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