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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9 완전영도의 대대통령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 지난 6월 29일,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불법시위 엄단에 대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던 그 시간에, 저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대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버스에 올라 있었습니다.

김경한 장관의 극렬시위는 엄단하겠다며, 법을 지키는 가운데 자기주장을 펼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법무부 장관 좌우로 자리잡고 서 있는 노동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무총리실장을 보면서, 대통령 각하를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수없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저는 인터넷의 각종 포탈 사이트, 포럼, 블로그들을 돌며 국민들의 생각을 엿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분들께서는 이렇게 충고해주셨습니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대통령 각하께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라"고 말입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그분들의 말씀대로 대통령 각하께 저간의 사정을 솔직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촛불집회가 나아갈 방향을 말씀드리고 새출발을 다짐하려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후 저희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과거의 협상들에 비추어 볼 때, 고시가 이루어지고 나면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걸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쇠고기 협상 타결로 이 정부에 대한 국민 여론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쇠고기 협상에 겹쳐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공기업 민영화 등의 정책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쌓여 있었습니다. 이런 국민의 의사를 분명히 하여 국민주권 국가의 위상을 확실히 하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시민들이 모여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의 뜻에 반할 때조차 국민이 침묵하면서 국민주권국가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습니다.

현행법률의 위반도 예상됐습니다. 싫든 좋든 온 국민이 이토록 분노로 들끓는데 촛불집회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민주시민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국가입니다.

그러나 독재시절의 그늘에서 벗어난지 20년밖에 안 되는 위험을 머리 위에 이고 있습니다. 독재시절의 그림자를 완전히 떨쳐내는 일을 더 늦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행집시법을 지키라는 정부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지지율보다도 법치를 더 걱정하는 대통령 각하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지켜져야할 헌법정신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 각하께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각하께서 무엇을 바라시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습니다.

저희 민주시민들은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지금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헌법 정신을 지키면서도 법치에 대한 대통령 각하의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원하지 않는 한 불법집회가 벌어지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할 것입니다.

현행법의 태두리를 확실히 벗어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볍률과 경찰도 자국민을 보호할 그 의무를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실정법의 준법을 담보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 그 동안 각하께서는 촛불집회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태도가 각하께는 국민이 각하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비친 것 같습니다.

이런 정부의 요구가 커지자 국민들 중에서도 저희에게 '일단 촛불집회를 그만두고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헌법의 권위가 떨어지더라도 당장 대통령 각하의 분노를 풀어야한다'고 했습니다.

헌법 문제가 아니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저희들이 일신의 편의만을 고려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저희가 '촛불집회를 그만둔다'고 선언했다면 당장은 어려움을 모면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많은 갈등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전경들이 매일밤 저렇게 힘들어하고, 각하께서도 이토록 짜증을 내시는데 저희가 무엇을 위해 고집을 부리겠습니까? 그러나 저희는 민주시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1987년의 6월 항쟁을 기억하실 겁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4.13 호헌조치를 취합니다. 그러자 국민들이 호헌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엄청난 과잉진압으로 이 반대 여론을 찍어누르려 했습니다.

그러다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긴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 한 집요한 진상 규명 노력으로 이 사건의 진상은 밝혀졌고, 국민들은 더더욱 분노하여 6월 항쟁을 이뤄냈습니다.

그런 우리가 민주주의마저 잃어버리면 미래가 없습니다. 때문에 현행법을 지키면서 헌법정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방법으로 국민은 촛불문화제를 선택한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이런 사정을 깊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 저희는 쇠고기 협상 타결 두달만에 법무부 장관이 내놓은 담화를 통해 얻은 교훈을 민주주의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되새기면서 촛불집회에 임하겠습니다.

대통령 각하와 소통하면서, 대통령 각하와 함께 가겠습니다. 대통령 각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집회 참가자들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겠습니다. 집회 주최측도 개편하겠습니다.

첫 주최측 구성에 대한 대통령 각하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대통령 각하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더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파업도 대통령이 반대한다면 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민주주의적 이상도 대통령 각하와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심히 느꼈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의 대의제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공기업 민영화 등 민의에 반하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정책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 그 누구도 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철저히 해야 합니다. 지금 국내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행동에 나선 정치인들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비리와 부폐가 오래 가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면 그 피해는 정치인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됩니다. 지금은 관료들도, 정치인도, 국민도 모두 한 걸음씩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이미 4.19, 5.18, 6.10 등 여러 차례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훌륭히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일도 서로 고통을 나누면서 손잡고 협력할 때 훨씬 더 빠르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국민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하는 것을 촛불집회 목적의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반드시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꽃피우겠습니다.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대통령 각하께 다가가겠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도 새로 출발하는 저희 국민들을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습니다.


@ 국민들한테 사과도 했고 추가협상도 했으니 이제 집회 좀 그만하라고? 우리도 대통령한테 사과하고 말 바꾸기만 조금 하면 진압 그만할래? 사과는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하란 말이다, 시바야.
@@ 근데 명뷁아, 너가 읽어보면 저게 사과로 읽힐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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