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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6 내거라고 다 내게 아닌 이유
재산이 억대인 12세 미만의 어린이가 51명이라고 한다. 이중 최고는 299억이고, 100억 이상의 재산을 가진 아이가 총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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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교육의 시대를 넘어 조기 상속의 시대인가보다.


평등의 원칙

민주주의의 어원이나 역사적 발전만 놓고 보면 민주주의라고 해서 반드시 만인이 평등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1인 1표제의 대의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는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서  평등이라 함은 이익이나 손해를 사회 전체가 똑같이 나눠갖는다는 기계적 평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구나 자신의 행위에 대한 댓가--득이든 실이든--를 같은 방법으로 치뤄야 함을 뜻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자기 자신의 의지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문제들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함축한다. 가장 대표적인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종이나 성별 따위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부모를 고를 수는 없는만큼 내 부모가 누구인가로 인해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또한 있다. (물론 부모가 누구이냐에 따른 가정 교육의 효과가 차후에 그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이건 조금 더 복잡한 문제이긴 하다. 그렇지만 일단 기본 원칙은 그렇다는 이야기다.)


경쟁의 기본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통한 개개인의 효율성 증대를 통해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이루는 걸 기본으로 한다. 사실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에서 경쟁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적자생존으로 표현되는 진화의 법칙도 사실 경쟁의 개념이다--실용정부가 지향하는 오늘날의 신자유주의나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변되는 고전적 자유방임주의에서 처럼 이런 경쟁을 극단적으로 부추길 경우 한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경쟁이 사회적 발전의 원동력이 되려면 승패가 뒤집힐 가능성이 었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오늘은 비록 내가 패했지만 내일이라도 절치부심 뼈빠지는 노력이 따른다면 그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따라오리라는 믿음이 있을 때 경쟁이 성립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40년-50년 인생을 다 바쳐서 1억을 못 모으는 사람과 7살의 나이에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299억을 가진 사람의 차이는 너무 크다. 물론 이 아이가 개념없이 자라줘서 흥청망청 가진 재산을 다 날려먹을 수도 있는 거지만, 일반적으로 자유주의적 경쟁체제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는 경향이 있고, 결국 '공정한 경쟁' 속에서 자신과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말은 공허해질 뿐.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이상적 경쟁의 기본은 '기회의 균등'이라는--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개념이다. 근데 이 복잡 다단한 세상에 어떻게 '기회의 균등'을 완벽하게 보장하냐고? 완벽하게 할 수 없는 것과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다르지.


상속이 개인간의 문제가 아닌 이유

곰곰히 생각해보면 상속의 문제는 위 두가지 모두와 충돌한다. 상속에 대해 사전에서는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사람 사이에서, 한 사람의 사망으로 다른 사람이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의 일체를 이어받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대부분의) 문제는 '친족 관계'란 부분에서 생겨난다. 친족 관계란 부모가 누구냐와 마찬가지로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저절로 성립되는 관계이다. 따라서 상속이란 나의 노력이 개입없이 축적된 재산을 태생적 조건을 이용해 획득하는 것이고, 상속의 정의 자체만으로도 평등의 개념이 깨짐과 동시에 공정한 경쟁의 기본 정신이 무너진다.

물론 친족 사이에, 특히 부모가 자식에게 자기가 가진 걸 나눠주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상속 자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사유재산을 자신의 의지대로 처분할 권리 또한 보장해줘야 하니까. 다만, 상속이 경쟁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면, 이 불균형을 어느 정도 바로 잡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보에 드는--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니까--비용을 일정부분 부담하라는 것이다. 사유재산을 처분할 권리와 평등권이 충돌할 때 평등권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모순이 덜 생기기 때문이다. 그게 상속세의 기본 정신이다.

(쉽게 말하면, 동일한 재산을 상속하는 사람들이 동일한 양의 상속세를 낼 경우 평등권이 손상이 가진 않는다. 그렇지만 재산이 더 많은 사람이 상속세를 더 많이 내게 된다면 그게 어떻게 평등하냐고? 간단하다. 이 시스템이 평등권을 보장하며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재산이 더 적은 사람도 언젠가는 재산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재산이 더 적더라도 재산이 많아질 경우 이를 자식에게 물려줄 때 그만큼의 상속세를 안아야할 책임을 동시에 안고 가는 거다. 즉, 평등권이 평등권을 보장하는 간단한 원리로 모순을 줄인다. 그렇지만 사유재산을 완전히 자신의 의지대로만 처분할 권리를 주는 과정에서 평등권은 반드시 침탈 당하고, 이 균형을 잡아줄 방법은 없다. 쉽게 말한다는 게 한문단이 돼 버렸네, 뚜시쿵!)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재산이든, 회사든, 경영권이든 넘겨주고 싶으면 넘겨줘라. 민간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사회나 국가가 막을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균형을 국가가 일정부분 해소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드는 비용을 부담하라는 거다. 돈 있는 사람들이 내각에 자리잡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돈을 만드는 과정에서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삼성 특검 관련한 100분 토론에서 영남대의 이한유 교수라는 사람이 나와서 한 가정 내에서 재산 분배하는 문제는 한 가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사회나 법이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딱 한 가지만 묻자. 우리 지금 세습적 계급사회에 살고 있는 거였어? 아, 한 가지만 더 묻자. 당신 교수 맞아? ㅡ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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