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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4 고쿄 + 긴자, 또는 오꼬노미야키 (2)
으아아, 어제 고쿄 찍고 긴자 좀 돌아다니고 들어왔는데 엄청 피곤하드만. orz 천황이 산다는 고쿄, 일단 겁나 크다. -_-,, 80년대 일본 부동산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을 때, 고쿄 부지의 땅값이 캘리포니아의 모든 부동산 가치를 웃돌거라는 황당한 듯한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참고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고쿄의 면적은 7.4km2, 캘리포니아의 면적은 423,970km2.) 아무생각 없이 돌았는데, 긴자까지 돌아다닌 거리보다 고쿄 한바퀴 돈 거리가 더 되겠다, 헐.

암튼 어제의 동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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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코시에서 유로쿠초센을 타고 유라쿠초역까지 직행 후 도쿄빌딩 지하의 '키지'라는 식당에서 오꼬노미야키로 점심을 먹고, 고쿄로 출발. '키지'는 오꼬노미야키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에 처음 생겨서 유명세를 탄 후, 도쿄에만 딱 한개의 분점을 더 낸 오꼬노미야키 전문점. 오꼬노미야키는 학교 싸구려 술집에서 술안주로 밖에 안 먹어봐서 어떤 맛이 나야 맛있는 건지는 잘 모르고 갔는데, 그래도 일본까지 왔으니 제대로 된 오꼬노미야키가 뭔지 맛은 보고 가야지란 생각에 찾았다. 그런데 먹어보니 "오, 이런 게 맛있는 오꼬노미야키구나"라고 대번에 알아채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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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지 간판. 오꼬노미야키(?) 키지라고 돼 있는 건가? -_-a


내가 기억하는 오꼬노미야키는 부침개처럼 나오지만 항상 젓가락으로 집으면 형체를 쉬이 유지하지 못하고 철푸덕철푸덕 내용물이 쏟아지는 것들이었는데, 야채와 돼지고기가 계란 반죽에 잘 잡혀 있는 상태에서, 한입 배어물면, 계란의 부들부들한 식감이 입안에서 사르륵 녹으면서 야채의 씹히는 맛과 돼지고기의 쫀득(?)거리는 맛이 한껏 살아나는 게 일품. 옆에 아주머니는 야채 대신에 국수가 들어간 걸 시켜 먹던데, 그것도 무지하게 맛있겠더라. ㅡㅠㅡ 다음엔 나도 그걸로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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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꼬노미야키 완성! (똑딱이 카메라의 ISO를 높여서 찍어놨더니 노이즈가 장난 아니다. -_-a 사진 겁나 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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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지개(? 주걱?)으로 똑똑 잘라서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된다. 저 흐트러짐 없는 자태를 보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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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아주머니가 드시던 야채 대신에 국수가 베이스로 들어간 요리. 이거 이름 아시는 분?


암튼 도쿄빌딩 지하에 가면 음식점들이 주루룩 늘어서 있는데 딱 두군데 눈에 띄게 줄이 길다. 하나가 키지고, 다른 하나는 그 바로 옆의 츠루톤탄이라는 우동 가게. 줄은 이 우동 가게가 조금 더 길길래, '엇, 우동이나 먹어볼까?'하다가 국수는 별로 안 땡겨서, 처음에 계획했던 오꼬노미야키 가게에 줄을 섰다. 줄을 서 있는 도중에 사람이 나와서 메뉴를 나눠주고 잠시 후 주문까지 받아 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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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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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츠루톤탄.


위 사진만 보고는 츠루톤탄 줄이 긴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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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사람들 주문 받아간, 너무도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해준 총각? 아저씨?


메뉴를 나눠줄 땐 "히도리" 한마디로 해결됐는데, 메뉴가 전부 한자네. 그냥 豚玉이라고 된 게 있길래 돼지고기 들어간 거겠구나 싶어서, 주문 받으러 왔을 땐, 메뉴보고 찍어줬다. (玉의 일본어 독음을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뭐라뭐라 일본어로 막 하네. -_-a "니혼고 데끼마셍"이라고 했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Do you speak English?"라고 응수하는 게 아닌가. (연구실 사람들 제외하고는)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너무 반갑고 고마와서 꼭 껴안아주고 싶었지만, 민망해할까봐 참아줬다. ㅡㅠㅡ "Yes." 그랬더니, "Do you want smoking or non-smoking?" "Non-smoking, please. Thank you."

가게에 들어가서, 내 자리라고 가리켜준 곳은 오픈 키친 맨 안쪽 구석이었다. 그런데 의자 바닥이 덜령 들려 있네. '뭐지?' 싶으면서도 그냥 내리고 앉았더니, 내 자리 앞에 서 있던 주방장이 일본어로 "%#$#^%ㅕ^*^&%$^$." "니혼고 데끼마셍"이라고 했더니, 아까 주문받던 냥반과는 달리 이 냥반은 급당황. 그냥 앉으려고 했더니 또 뭐라고 "%$#^%^*^(%$#", 순간 내 자리가 아닌가 싶어서, "Is this seat taken?" 했더니 무지하게 헷갈린 표정을 짓는다. 그때 아까 주문 받았던 분이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Sorry, put your coat in here"라면서 의자 밑바닥을 다시 덜렁 들었다. 크허, 그런 거였군화. 아무래도 앉은 자리에서 철판에 볶는 요리라 기름이 많이 튄다고 코트는 벗어서 의자 밑에 넣게 하고, 1회용 앞치마를 하나씩 준비해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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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던 생긴 의자의 앉는 부분 뒷쪽을 잡아서 덜렁 들어 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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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빈 공간이... 여기에 웃옷을 예쁘게 접어서 집어넣어도 되겠지만, 귀찮으니 대충 둘둘 휙~!


암튼 자리 잡고 앉아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샤신 돗떼모 이이데쓰까?"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흔쾌히 뭐라고 대답을 했는데 대답은 못 알아듣고 사진 찍어도 된다는 이야기 같아서 사진 몇장 찰칵.

사진 더 보실 분들은 클릭.


암튼 음식 잘 먹고, 고쿄로 향했다. 아래는 오늘 고쿄를 따라 돈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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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커집니다. 위성사진 자체는 위키피디아에서 훔쳐왔습니다.


그런데 고쿄는 면적은 넓지만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정원 뿐이라 좀 김빠지는 느낌이다. 빙둘러보면 뭐라도 보일까 싶어서 한바퀴 돌았지만, 정말 천황이 얼씬거릴만한 곳은 엄청나게 빽빽하게 나무를 심어놔서, 궁이라고 보이는 곳은 니죠바시(二重橋) 근처에 요만큼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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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쿄에서 가장 유명한 지표인 니죠바시와 그 뒤로 보이는 궁의 일부. 니죠바시는 안경다리라고도 한다는데 일본어로 뭔지 찾아보기는 귀찮.


궁을 한바퀴 다 돌아도 보이는 건 해자와 수풀밖에... 뭐,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름 폼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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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간지나는 해자. 사진으로는 해자를 판 계곡이 나름 완만해 보이는데 바로 위에 딱 서 있으면 아찔한 느낌이 있음. 뭐, 적을 막으려면 그 정돈 돼야겠지. 위 동선 상에서는 D지점.


고쿄를 따라 달리기 하는 사람도 엄청 많고, 실제로 고쿄 둘레로 바닥에--아마도 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이런 식으로 거리 표시도 해놨다. 와코시에서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뭐, 매일은 아니더라도 주말에만이라도 여기로 나와서 뛰면 좋겠다 싶었지만, 뛰기만 하러 여기까지 나오기엔 좀... 많이 머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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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쿄를 따라 바닥에 나있는 거리 표시. 위 지도에서 C지점쯤?


암튼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위의 동선 따라서 풍선으로 표시된 각 지점들에서 찍은 사진들도 구경하시라.

스크롤의 압박...


긴자 돈 이야기는 다음에 마저 써야겠다. 힘들다, 헥헥헥. 맛뵈기로 긴자 사진이나 한장. 긴자는 내 취향과 (경제적) 수준엔 좀 과하게 upscale이지만, 사진빨은 진짜 잘 받더군.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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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엔 긴글도 순식간에 팍팍 찍어냈는데, 요샌 내용도 별로 없는 글 쓰면서도 시간은 갈수록 오래 걸리는 것 같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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