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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9 Truth and Economics, part 2 (수정)
  2. 2009/03/07 Truth and Economics
어제 이론으로써의 경제학 내지는 이데올로기를 현실 세계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간단히 살펴봤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자. 자유주의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정부라는 소수 집단'에 대한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정부'라는 누구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주체가 별도로 존재하기보다는, 정부라는 형태로 특정 지위에 권력을 배분할 경우, 그 지위를 차지한 개개인은 자신이 가진 인센티브에 의해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힘이 없는 다수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다는 불신이다.

수정자본주의나 사회주의자는 반면에 시장을 믿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유로운 시장이 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뺏어서 힘없는 다수에게 돌려주기보다는 소수의 자본가에게 쥐어줌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소수 권력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깨진 힘의 균형은 외부의 통제가 없을 경우 양성피드백이 있어서 그 불균형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믿음이다.

그러면 다시 노동조합의 예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자유주의 경제학에 따르면 특정 순간에 주어진 조건 하에서는 노조의 결성이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라는 것이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변하기 때문에 노조가 미래의 잠재적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다. 물론 자유주의 경제학 자체는 노조를 '허용'하는 일만큼이나 이를 '불법'으로 제도화하는 일에도 관심이 없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자본주의 하에서 사용자는 자본력을 노동자는 노동력을 갖고 이중 하나를 다른 하나에 대한 댓가로 상대방에게 제공한다. 여기서 문제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양자만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자본과 노동의 교환이 일어날 때에는 이 가치의 불균형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자본이 노동에 비해 훨씬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한 가치라는 데에 있다.

사실 이 지점에서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는 진보진영에게는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자유주의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일차적으로는 설득력을 갖는다. 이유인즉슨, 앞서 말했듯 자본이 노동력에 비해 보다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하기(A) 때문에 정부 내의 특정 권력을 가진 지위에 있는 개개인에게 자본력과 노동력이 동일한 가치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B). 바꿔말해 사용자와 노동자가 각각 국회의원들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입법을 해줄 경우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겠다고 할 경우, 국회의원들에게 자본이 노동에 비해 훨씬 매력적인 인센티브라는 점이다(B). (물론 이는 뇌물로 규정하며 불법이지만, 이를 빙빙 돌아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빙빙 돌지 않을지라도 제공되는 자본의 규모에 따라 불법을 감수할 정도의 인센티브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정부가 힘의 불균형을 만들어내게 된다. 예를 들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함으로써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깨는 따위의 일이 그것이다. 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사용자는 자본을 미끼로 노동자를 조종(?)하려고 하고, 노동자는 노동력을 무기로 자본가를 압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한 힘의 불균형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A가 근본적인 문제이므로 정부가 개입하여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고, 자유주의자는 A는 실제로는 B를 통해서만 발현되므로 정부의 개입여지를 없애므로써 B를 제거하면 A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난 글에서 특정 정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복잡한 현실 세계의 다양한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듯, 각각의 경제 이론의 기본적인 논리 구조 역시 현실 세계의 다양한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실 세계의 사회/경제적 현상을 단순화해서 '논리적으로' 꿰뚫어보기에 인간의 지능이 택없이 모자란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적인 발전 과정에서 A를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이 수정주의 경제학 위주, 즉 정부의 개입 강화를 통해서 일어나다보니 수정주의 경제학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논리이고, 이 이전에 존재했던 자유주의는 사용자 편을 드는 논리라는 공식이 발생한다. 이렇게 두 노선 사이에 그어진 선은 그 뿌리랄 수 있는 순수한 경제학적 이념(?) 사이에 그어져 있던 선과는 다르지만, 이런 편견이 한번 생긴 상태에서 한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나면, 상대방의 주장은 그게 잘 정제된 논리에 바탕을 뒀든, 다양한 경제 지표를 증거로 사용한 연구 결과에 바탕을 뒀든 설득력이 없어 보이게 된다.

이쯤되면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에게 있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사용자가 다수의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일을 돕는 흡혈귀가 되는 거고, 진보진영이란 보수진영에게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정부에 쓸데없는 힘을 몰아주어 시장의 역동성을 좀 먹는 바보 집단이 되는 거다. 그리고 끝없는 평행선을 달린다. 왜냐하면 나에게도 내 입장을 옹호할 수 있는, 그만큼 잘 정제된 논리와, 다양한 경제 지표를 증거로 사용한 연구 결과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제부터는 '내가 믿는 것들이 진짜 진실일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약한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이면 지는 거다.

@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나도 사실 내가 뭔 소릴 하는지 잘 모르겠다. ㅡㅠㅡ

@@ 아, 정작 하려던 이야기 중 중요한 걸 하나 빼먹었다. 자유주의 경제논리든 수정주의 경제논리든 그 의미가 왜곡되는 건 역사적인 발전 과정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현행 제도가 자유주의와 수정주의가 애매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가진 개인들이 자신들에게 편리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이 논리를 끌어쓴 데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해놓은 상황에서 '노조가 없는 것이 노동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자유주의 경제논리를 취함으로써 실제로는 사용자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노동자를 위하는 척 혹세무민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 하에서 자유주의 경제논리=반노동자라는 인식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한편으로 소위 귀족노조가 조합원들만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면서 계속해서 비노조 노동자나 실직자를 제도가 보호해주는 영역의 바깥으로 밀어낼 경우 노조가 실제로는 (다수의)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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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Mason 대학에 Russell Roberts라는 시카고 학파 출신의 지금은 오스트리아 학파에 가까운 고전자유주의 경제학자가 있는데 이 양반이 매주 한시간씩 다양한 경제학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EconTalk라는 podcast가 있다. 나랑 노선은 달라도 사고가 유연해서 합리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거부감없이 즐겨듣고 있다. 얼마전에 한달 정도 밀린 podcast를 챙겨 들었는데 그 중 평소 생각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꽤나 흥미롭게 이야기한 게 있어서 소개.

Podcast를 직접 들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링크: Truth and Economics

이하는 이 podcast를 듣고 정리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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