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를 놓고 요새 언론이 황금분할 어쩌고 하면서 '과반은 줬지만 안정과반을 주진 않은 국민의 뜻'을 분석하는 뻘짓을 하고 있다. 아니 정말 왜들 이러실까? 소선거구 제도에서 의석수를 갖고 '국민 전체'의 의사를 이야기하는 건 톡까놓고 말해 완전 개소리다. 선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으나 원했던 안정과반을 얻지 못한 게 사실이고, 그걸 갖고 '선거결과=국민의 의사'라는 원칙적인 수준 이상의  논의로써 국민의 의사를 분석하면 안 된단 말이지. 게다가 선거율이 바닥을 친 이번 같은 경우엔 더더욱.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지역구가 100개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모든 선거구에서 두개의 거대정당 갑당과 을당의 대결이 51:49로 끝났다면 의석수는 100:0이 된다. 그런데 이걸 갖고 국민이 갑당의 절대 우세를 원했다고 해석할 수 있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예를 들었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소선거구제 하에서 각각의 유권자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지역구 의석 단 1석에 대한 기여도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 의석수로부터 '국민적 합의'가 무엇인가라는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기는 하다만 이것도 사실 서울 중심의 시스템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면이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이야기해보자. 사실 경합지역에서 민주당이 줄줄히 패배한 이번 선거는 앞서 든 극단적인 예에 꽤나 가깝다. 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48석중 한나라당이 40석을 가져갔는데, 실제로 한나라당 후보들이 얻은 표는 서울에서 투표한 유권자수의 60%를 넘지 않는다. 중선거구나 대선거구제도였다면 30석을 넘기기 어려웠을 거다.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추가적으로 10석을 먹음으로써 과반의석을 건질 수 있었던 건 철저하게 소선거구제도 덕분이었다. (서울, 경기 외에는 지역별로 워낙 극명하게 승패가 갈렸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로 갔더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다.)

이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결과를 놓고 볼 때도 나타난다. 지역구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245석 중에 131석을 차지하며 53%의 의석수를 가져간 반면, 비례대표에서는 54석 중 22석(41%)을 건졌을 뿐이다. 즉, 131곳의 유권자들이 자기 지역구에 나온 한나라당 후보를 다른 당 후보에 비해 선호하긴 했지만, 국민 전체적으로는41%만이 한나라당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거다.

사실 이래서 중선거구제나 대선거구제도가 필요한 건데, 거대정당에게 유리한 소선구제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포기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겠지.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잖냐.

아무튼 언론은 자꾸 뻘소리를 해대고, 국민들은 그거 보면서 '그런가보다'라고 끄덕이고, 이놈의 나라, 이제 더 올라갈 산이 없어서 어쩔라나 모르겠다.


@ 그 외에 소선거구제 하에서서 개개인의 국회의원이 대표하는 유권자 그룹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각 선거구간 이기주의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 간에 무조건 '나 한 사람 vs 너희들 전부'의 비생산적인 구도로 싸움이 붙기때문에 중제가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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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100분 토론, 시민논객이 탈당자들의 복당 절대 불가를 주장하던 당의 지도부들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복당 가능성 배제 않는다고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질타하자 전여옥 으원마님께서 일침.

매우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현실정치란 생물과 같아서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거란다.

아니, 생물이면 배고프면 먹어야 되고, 먹으면 싸야 되는 건데, 배고픈데 돈이 없으면 안 먹어도 살고, 먹고도 화장실 가기 싫으면 안 가지더냐?

뭐, 원래 비유란 게 적절치 못한 경우가 많으니, 비유 갖고 트집잡긴 싫고, 전으원마님,

"원칙이 있는데 상황에 안 맞을 때 이걸 지키지 못하는 건 현실정치가 아니고, 정치적 후진성이란 겁니다. 현실정치라는 건 정치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행위를 말할 뿐입니다. 복당, 반대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에서 '탈당자들 받아줄 수 없습니다'라고 일언지하에 거절만 하면 되는 겁니다. 물론 그런 원칙을 지키려면 당이 손해를 좀 보겠지요. 손해를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것도 역시 현실정치입니다."

상황이 유리할 땐 누구나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고, 지킬 수 있다. 원칙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상황이 불리할 때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지금 한나라당이 말하는 복당가능론이란, 손해 보기 싫어서 원칙을 져버리는,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54%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발길도 주지 않은 거, 그건 우리의 전으원마님께서 현실정치라고 부르는, 원칙없는 후진 정치에 대한 염증의 표현일 뿐. 선거전후에 민심이 변했기 때문에 이젠 복당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길 하기 전에, 민심을 읽으려면 제대로 읽자고요.


@ 여기까진 원론적인 이야기고, 사실 토론회에서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하길 원한다면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주장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논쟁의 기술이 훨씬 더 유용하다. 즉, 전으원마님의 구체적인 주장이 지닌 논리적 맹점을 정확히 짚어내서 까발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 전으원마님의 이야기를 일단 복기해보자. 전으원마님께선 현실정치란 수시로 변화하는 생물체라고 하셨고, 그 변화를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건 민심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친박계열 탈당파에 표를 주지 않았더라면, 민심이 이들의 복당을 원한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씀도 덧붙이였다. 즉, 총선전 한나라당은 (1) 민심이 복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읽었기에 복당 불가를 주장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2) "한나라당이 탈당파한테 패배하더라. 그리고 이는 곳 이들의 복당을 허용하라는 민심의 표현 아니냐?"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이야기.

그래, 그래. 정치에서 원칙보다 중요한 게 민심을 반영하는 거라고 하자. 어라라? 근데 이거 뭔가 이상하잖아? (2)번이 참이라면, 한나라당이 탈당자들과의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 민심을 나타내는 것이지, 선거에 앞서서 복당에 대한 민심을 정확히 짚어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고로 선거에 앞서 (1)을 주장할 수는 없단 말쌈이거니와, 그때와 지금 민심이 변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입장이 변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다시 풀어서 설명해보자. 선거를 하고나면, 한나라당이나 탈당파, 혹은 그 외의 정당이 승리하게 돼 있다. 그 외의 정당이 승리하는 경우는 뭐, 논쟁의 여지가 없으니 한나라당과 탈당파의 대결로만 좁혀서 생각해보자. 그럼 전으원마님의 이야기를 따르면 다음의 두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돼 있다. (A) 한나라당 승리=민심이 복당 반대, (B) 탈당파 승리=민심이 복당 찬성. 자, 그런데 선거전에 한나라당에서 했던 얘기는 '설령 탈당파가 승리하더라도 당의 원칙상 복당은 절대 안 된다'였다. 이 이야기는 (B)에 따르면 '설령 민심이 복당을 찬성하더라도 당의 원칙상 복당은 절대 안 된다=우리는 민심을 생까겠습니다'는 이야기가 되네? 그러면 선거전에는 민심을 따르지 않을 생각이었단 이야기? 에이, 설마 민심을 하늘처럼 섬기는 한나라당이 그랬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선거전에는 그때의 민심을 섬기느라 '설령 탈당파가 승리하더라도 당의 원칙상 복당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국민들이 설령 탈당파에게 표를 주더라도 그들의 복당을 원해서 주는 표는 아니라는 건데, 에엑? 그럼 아까 말한 (B)는 뭐지? 왜 이리 앞뒤가 안 맞아?

아, 그들에겐 비장의 카드가 있었구나, "민심은 무조건 한나라당의 결정을 따라준다!" 전으원마님께서 이기셨습니다. 한나라당을 섬기는 국민이 있어 행복하시겠습니다,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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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나오는 사표 논쟁. 우리는 보통 선거의 판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표를 '죽은 표'라 부르며 낭비된 선거권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럴 바에는 최악을 피해 차악에 표를 던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견 일리도 호소력도 있어 보이는 이 주장은 사실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다.

내가 행사한 한표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한표는 '당신이 내 한표를 흡수하기를 원한다면 나에게도 손길을 뻗쳐야 한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고 내 표를 가져가려고 '사표' 운운하는 것은 인생을 날로 먹겠다는 도둑놈 심보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의 선거에서는 내가 던진 한표가 힘을 발휘할 수 없겠지만, 그 한표 때문에 역사는 또 한걸음 발전하는 법이다.

민주주의는 의견의 무게가 동일한 개개인이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설득당하거나'를 통해서 작동한다.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만 같은 신념이 없다면 설득당하면 그뿐인 거고, 신념이 있다면 계속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면 된다. 그 결실을 언제 맺느냐, 그건 민주주의 본질과는 전혀 다른 문제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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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사표, 총선
이번주 100분 토론 다 보고 나서 지난주 100분 토론을 다시 보는데 나경원이 이런 말도 했었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이 한나라당의 재벌 위주의 정책을 비판하자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저희 정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니까 제가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리진 않겠습니다."

뚜시쿵~! 모르는 사람을 이해시켜야지 모르는 사람한텐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아니 그럼 벌써 다 아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게? 그냥 서로 다른 사람 뒷다마나 까고 맞장구나 치시겠다? 나경원씨, 그대가 짱드셈. 아,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말 산으로 가는구나.

그나저나 오늘 100분 토론에 나온 한나라당 선대위원장 박희태는 또 뭐냐? 어째 당의 정책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냐?

박희태 선대위원장, '나는 사실 한나라당 소속이 아니다' 발언 파문!

@ TV로 볼 땐 좌우가 잘려서 몰랐는데, 와이드 스크린으로 보니 자유선진당 정인봉 후보 뒤에 앉은 방청객 아가씨, 예쁘게 생겼네. ㅡㅠㅡ (사실 화면이 작아서 잘 모르겠긴 하다.)
@@ 오늘 부재자 투표했음. 지역구는 민노당 엄재철, 비례대표는 진보신당에 한표씩 행사. 난 비밀투표 같은 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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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를 상대로한 초반의 약세를 뒤집고 선전 중인 오바마를 둘러싸고 최근 인종문제가 떠올랐다. 오바마가 다니는 시카고에 있는 교회의 목사가 수차례에 걸쳐 미국 정부와 사회--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백인주류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설교에 오바마를 이용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면서 오바마의 정체성에도 문제제기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8일 오바마가 필라델피아에서 미국의 인종차별문제를 짚은 연설을 했는데, 비록 그가 선거에 떨어지더라도 이는 미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명연설이다. 언제 기회가 있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해서 소개해 올릴까 했는데, 오늘 100분 토론에서 나경원의 뻘소리를 듣노라니 답답한 마음에 일단 연설문의 끝부분만 소개해본다.

영어 원문을 읽을 사람은 클릭


완전영도의 한글번역본은 여길 클릭



@ 연설문 전체에서의 맥락이 중요한데 이부분만 떼어내니 확실히 감동이 덜하구나. 오늘은 일단 자야겠고, 다음에 이 연설문이 나오게 된 보다 자세한 배경과 맥락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to be continued...
@@ 총선이 코앞인데 남의 나라 대선 후보를 보며 부러워만 해야 하다니...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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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수도권 기반의 박근혜계 인사들이 단체로 뛰쳐나가 총선용 친박연대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이젠 팬클럽도 정당이냐?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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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까지 20일, 각당은 속속들이 공천을 마치고 슬슬 유세에 돌입. 그런데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꼴이 가관이다. 4년전만 해도 '정국안정'과 '여당견제'의 기치를 높이 세웠던 그들이 지금 와서는 정말 얼굴색 하나 안 바꾸고 입장을 싸악 바꿔서 사람들의 표를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국안정이 우선이면 정국안정이 우선이고, 여당견제가 우선이면 여당견제가 우선인 거 아냐? 4년전과 지금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길래 입장이 변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밥 빌어처먹을 놈들--조금 더 정확하자면 밥 빌어처먹는 놈들--그냥 맹목적으로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한다와 야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바꿔가며 하면 그만이다.

서로 좌파네 우파네 손가락질은 해도 따지고 보면 같은 놈들끼리 합종연횡을 밥먹듯이 하며 생겼다 사라졌다 또 생겼다 하는 게 대한민국의 거대정당이다보니, 노선 차이란 게 없는 당들이 공약과 정체성으로 유세를 할 리 없지. 그런 처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한심한 건 한심한 거. 저번엔 탄핵 문제로 한나라당을 털어내볼 요량으로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을 찍어줬었는데, 이젠 뒤도 안 돌아보고 화끈하게 진보신당을 밀 테다.

@ 강금실은 왜 그 구정물에서 첨벙거리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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