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면 더 있을지 모르겠다만, 내가 인터넷에서 찾기로는, 일찌기 에도 시대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역사가 200년이 넘는 음식점이 도쿄에 2개가 있다. 하나는 타마히데(玉ひで)라는 음식점으로 현재 8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250년이 넘은 전통의 오야코돈부리(줄여서 오야코돈) 가게고, 다른 하나는 코마가타 도즈(駒形どぜう)라고 현재 6대째에 200년이 넘은 미꾸라지(도즈:どぜう) 요리를 파는 음식점이다.
어제(토요일)에 실험 세팅을 다 마치고, 타카하시 박사와 내일(월요일)에 실험에 돌입하기로 입을 맞춰서, 오늘 하루가 또 비어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 두곳을 들르기로 했다. 동선이 좀 길지만, 타마히데에서 점심을 먹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코마가타 도즈에서 저녁을 먹기로 결심. 타마히데의 경우 저녁에는 코스 요리만 취급하고, 오야코돈만 따로 먹으려면 점심 때 가야한다고 해서 그런 순서로 움직이기로 결심.

타마히데 같은 경우 점심 식사가 11시 30분부터 개시하는데, 보통 11시 정도면 가게 앞에 줄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 움직였다...만... 오늘은 일요일, 일요일은 노는 날, 뚜시쿵! 아, 왜 영업시간을 확인해볼 생각을 안 했을까? orz

뭐, 그래도 완전히 허탕은 아녔다. 가게 밑의 블럭에서 모찌 축제(?)를 하고 있었다. 일본은 연말 연시가 모찌철이라 모찌츠키(もちつき)--우리말로 하면 모찌찧기 정도?--행사가 많은 듯 하다. (사실 엊그제만 해도 리켄에서도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에 모찌츠키가 있었다.)


사실 모찌를 먹기 전에--타마히데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동안 소일하며 들릴 생각이었던--스이텐구(水天宮) 신사부터 들렀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코딱지만한 신산데, 좀 난데 없어 뵈기도 하고... 사실 일본엔 이런 신사들이 참 많다.
스이텐구 신사는 임산부와 영아들을 위해 참배하는 신사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핏덩어리를 하나씩 안고들 와서 기도를 하고 간다.
신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역시나 아기를 안고 온 한 가족이 갑자기 나한테 일본어로 뭐라뭐라하면서 갖고 온 카메라를 나한테
내민다. 뭐, 사진 찍어달라는 얘기겠지. 그래도 혹시 오해는 없애야겠어서, 일본어는 못한다고 하면서 카메라는 받아서 사진은
찍어줬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 하나씩 안고 온 커플, 가족들 틈에서 혼자 덜렁 와서 DSLR 들고 사진 찍고 있는 관광객이 제일
만만해 보였나보다, ㅋ.
암튼 원래 계획은 점심 먹고, 모찌 하나 후식으로 사먹고, 신사도 들르고 닌교초 주변--특별히 눈에 띄는 관광명소는 없지만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고 한다--이나 좀 둘러보며 시간을 죽이다 저녁 시간에 맞춰 코마가타로 가려고 했는데, 신사부터 들르고, 모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코마가타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닌교초에서 아사쿠사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듯한 커플이 다가와 나한테 길을 묻네. 지하철 노선도, 주변에 뭔가 메모를 해놓은 지도를 펼쳐들며 말을 거는데, 메모들을 보니 한국말이 써있는 거다. 뭐라고 말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일본어 못하는 나 같은 처지의 한국인이구나 싶어서, "한국분이세요?"라고 묻자 아주 반색을 하며, "엇, 한국분이세요?"라고 응수. 암튼 츠키지 시장을 가고 싶어하길래, 전철로 가는 방법 안내해줬다. 남자는 강원도 사투리를 쓰길래 강원도분이냐고 물었더니 정선 출신이라고... 츠키지 시장 갔다가 오후에 멀리는 못 다닐 거 같고, 잠깐 시간이 있는데 뭘 하면 좋겠냐고 하길래, 뭐,그냥 긴자나 어슬렁거리라고 추천해줬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했더니, 아줌마(?)는 역시나 "명품도 있어요?"라며 너무 좋아하더군. -_-a 역시 한국인들한테 도쿄는 긴자-신주꾸-시부야로 통하나보다.
암튼 남의 나라 땅에 와서 하루에 두번--한번은 일본인, 한번은 한국인--이나 길 안내/사진 부탁을 받기도 하네. 다행히 사진 부탁을 일본인, 길 안내 부탁을 한국인한테 받았구나. 일본어 못하는데, 저쪽에서 일본어 너무 열심히 하면 쵸큼 당황스러워서, 조금이라도 덜 일본인스러워 보일라고 요새는 면도도 열심히 하는데... 사실 소용없더라. 연구실에 있는 일본인들도 나보고 일본 사람 같이 생겼단 이야기하더라. -_-a
암튼 그리하여 나는 코마가타 도즈로 이동. 여기도 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줄이 하나도 없어서, '헉, 여기도 오늘은 쉬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더군.


가게 내부 풍경은 이렇다. 우측에 전통복장 차림을 한 아가씨들이 서빙을 한다. 1층은 이렇게 마루바닥에 앉아서, 보다시피 밥상도 없이 식사를 하고, 지하와 2층으로 가면 테이블을 두고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한다는데 가보진 않았다.


자, 그럼 여긴 대체 뭘 먹는 곳이냐? 도즈나베(どぜうなべ)로 직역하면 미꾸라지 냄비? 응? 추어탕인가? 추어탕은 아니고... 설명은 잠시 후에...
처음에 주문부터 버벅댔다. 도즈나베 식당이란 것과 도즈나베가 어떻게 생겼다는 것만 알고 와서 메뉴에서 도즈나베를 가리키며 '이치'라고 했더니, 주문을 받으러 온 예쁘게 생긴 아가씨--일본에 와서 본 사람들 중 TV에 나오는 사람까지 포함해도 제일 예쁘게 생겼다, 멍~--가 밑에 있는 뭔가를 가리키며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고한(밥)'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온다. 그래서 그 아가씨가 가리킨 걸 보니 定食(정식)이란 글자가 눈에 띄어서, 아 도즈나베만 시키면 밥이 안 나오니 정식을 시켜 먹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것 같다. 잠시 고민하다가 정식으로 시켰는데 잘 한 것 같다. 음식 구성은 이렇다.




암튼, 음식이 나왔고, 이렇게 이렇게 드시면 됩니다라고 아가씨가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니혼고가 조또 마즈이데쓰(일본어가 조금 서툽니다)"라고 했더니--나도 안다, 조또 마즈이데스라니! 데끼마셍이지! 그래도 이제 몇마디, 문자 그대로 몇마디는 내뱉을 수 있다고 데끼마쎙이란 표현은 안 쓰기로 했달까나, 쿨럭--"에이고 %$@^%@$?"라고 한다. '에이고(영어)'는 알아들었는데 뒤에는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yes, a little, 조또, 뭐, 이런 수준의 답변을 예상하면서 "에이고 데끼마스까(영어 할줄 아세요)?"라고 물었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로 대답을 하네, 아놔. 암튼 어리버리하고 있으니까, 그냥 와서 다 해줬다. 유심히 보니,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설명만 하고 가더라고... 일본어 못하니 좋은 점도 있구나. 예쁜 아가씨가 밥상(?)도 차려주고... ㅡㅠㅡ
와서 파를 미꾸라지 위에 올리고, 간장 양념을 조금 붓고는 "^@%$# 산분 &%#^%$"이라길래 "three minutes?"라고 되물었더니, "Yes, wait three minutes"라더군. 그러고는 七자와 山자가 쓰인 향신료통을 들고 보여주면서 뭔가 설명을 하고 싶어하는 눈친데 말을 못하고 곤란해하길래 "salt?"라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단어가 생각났는지 "No, spices. (七자가 쓰인 통을 들며) Seven spices, (山자 통을 들며) pepper." 그러더니 다시 "산분" 그러고는 도즈나베에 양념을 치는 시늉을 한다. 상황파악 완료, "OK."


암튼 상황 파악도 했겠다 식사 시작. 일단 간단히 평가를 하자면,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누구나 맛있게 먹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 음식 중 하나. 일단 앞서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시각적으로 매력이 없다. '징그럽게 생겼어'라며 못 먹을 사람도 있을 듯. 추어탕도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으로 들어간 건 못 먹는 사람들한테는 아무래도 못 권할 거 같다. 통미꾸라지 추어탕을 먹어 봐야지 하면서도 못 먹어봤는데, 이제 한국 가면 꼭 먹어봐야지. 통미꾸라지, 맛있다. ㅎㅎㅎ 추어탕을 먹으면 항상 입안에 도는 향이 있는데, 난 그동안 그게 추어탕에 들어가는 양념향인줄 알았는데, 고기에서 나는 향이다, 오홋. 암튼 고기도 엄청 부드럽고--일본식 장어 덮밥으로 요리되어 나오는 장어보다도 훨씬 부드럽다--뼈째로도 어찌나 잘 넘어가는지... 일개 음식점이 거의 미국이랑 맞먹는 역사를 자랑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 ㅋㅋ
조금 주의해야할 점은 이미 한번 푹 삶은 미꾸라지를 냄비에 얇게 펴서 간장 양념을 졸여가며 먹는 건데, 처음엔 좀 밍숭맹숭하다. 근데 여유부리면서 천천히 먹다보니, 양념을 계속 더 붓게 돼서 나중엔 좀 짜졌다. -_-a 근데 짜다고 양념을 안 붓자니, 딱 보아하니 미꾸라지가 타겠더라고... 페이스 조절이 조금 필요할 듯.
근데 사실 다 먹고 나니 쬐끔 느끼하더라. 맥주라도 시켜 같이 먹었으면 한결 더 맛있었을 듯. 밥이라도 같이 안 나왔으면 부담스러울 뻔했다. 그 외에 같이 나온 국이, 뭐, 미소이거니 했는데, 웬걸, 이 국이 또 맛있더라고. 국에도 미꾸라지가 들어간데다가, 한국식 된장처럼 미소를 진하게 타서, 향도 강하고, 국물에 끈적끈적한 질감도 조금 있고, 일본에 와서 먹은 된장국 중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타마히데도 꼭 가봐야겠다, 불끈.
응?
@ '다음주부턴 바빠요, 다음주부턴 바빠요'... 완전 양치기 소년이군, ㅋㅋㅋ.
어제(토요일)에 실험 세팅을 다 마치고, 타카하시 박사와 내일(월요일)에 실험에 돌입하기로 입을 맞춰서, 오늘 하루가 또 비어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 두곳을 들르기로 했다. 동선이 좀 길지만, 타마히데에서 점심을 먹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코마가타 도즈에서 저녁을 먹기로 결심. 타마히데의 경우 저녁에는 코스 요리만 취급하고, 오야코돈만 따로 먹으려면 점심 때 가야한다고 해서 그런 순서로 움직이기로 결심.

타마히데는 닌교초역, 코마가타 도즈는 아사쿠사역 근처에 있다. 조금 더 자세한 위치는 밑의 지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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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히데 같은 경우 점심 식사가 11시 30분부터 개시하는데, 보통 11시 정도면 가게 앞에 줄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 움직였다...만... 오늘은 일요일, 일요일은 노는 날, 뚜시쿵! 아, 왜 영업시간을 확인해볼 생각을 안 했을까? orz

위치 하나는 기가 막히다. 가게가 지하철 닌교초역 A2번 출구랑 붙어 있다. 전철역 내려가는 계단 우측으로 11시 30이 넘었지만 여전히 굳게 닫힌 문. ㅠ.
뭐, 그래도 완전히 허탕은 아녔다. 가게 밑의 블럭에서 모찌 축제(?)를 하고 있었다. 일본은 연말 연시가 모찌철이라 모찌츠키(もちつき)--우리말로 하면 모찌찧기 정도?--행사가 많은 듯 하다. (사실 엊그제만 해도 리켄에서도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에 모찌츠키가 있었다.)

모찌를 먹기 위한 식권(?). 한장에 150엔.

모찌를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실 모찌를 먹기 전에--타마히데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동안 소일하며 들릴 생각이었던--스이텐구(水天宮) 신사부터 들렀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코딱지만한 신산데, 좀 난데 없어 뵈기도 하고... 사실 일본엔 이런 신사들이 참 많다.

스이텐구 신사는 임산부와 영아들을 위해 참배하는 신사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핏덩어리를 하나씩 안고들 와서 기도를 하고 간다.

암튼 원래 계획은 점심 먹고, 모찌 하나 후식으로 사먹고, 신사도 들르고 닌교초 주변--특별히 눈에 띄는 관광명소는 없지만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고 한다--이나 좀 둘러보며 시간을 죽이다 저녁 시간에 맞춰 코마가타로 가려고 했는데, 신사부터 들르고, 모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코마가타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닌교초에서 아사쿠사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듯한 커플이 다가와 나한테 길을 묻네. 지하철 노선도, 주변에 뭔가 메모를 해놓은 지도를 펼쳐들며 말을 거는데, 메모들을 보니 한국말이 써있는 거다. 뭐라고 말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일본어 못하는 나 같은 처지의 한국인이구나 싶어서, "한국분이세요?"라고 묻자 아주 반색을 하며, "엇, 한국분이세요?"라고 응수. 암튼 츠키지 시장을 가고 싶어하길래, 전철로 가는 방법 안내해줬다. 남자는 강원도 사투리를 쓰길래 강원도분이냐고 물었더니 정선 출신이라고... 츠키지 시장 갔다가 오후에 멀리는 못 다닐 거 같고, 잠깐 시간이 있는데 뭘 하면 좋겠냐고 하길래, 뭐,그냥 긴자나 어슬렁거리라고 추천해줬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했더니, 아줌마(?)는 역시나 "명품도 있어요?"라며 너무 좋아하더군. -_-a 역시 한국인들한테 도쿄는 긴자-신주꾸-시부야로 통하나보다.
암튼 남의 나라 땅에 와서 하루에 두번--한번은 일본인, 한번은 한국인--이나 길 안내/사진 부탁을 받기도 하네. 다행히 사진 부탁을 일본인, 길 안내 부탁을 한국인한테 받았구나. 일본어 못하는데, 저쪽에서 일본어 너무 열심히 하면 쵸큼 당황스러워서, 조금이라도 덜 일본인스러워 보일라고 요새는 면도도 열심히 하는데... 사실 소용없더라. 연구실에 있는 일본인들도 나보고 일본 사람 같이 생겼단 이야기하더라. -_-a
암튼 그리하여 나는 코마가타 도즈로 이동. 여기도 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줄이 하나도 없어서, '헉, 여기도 오늘은 쉬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더군.

의외로 한적해보이는 가게.

가게 정문.
가게 내부 풍경은 이렇다. 우측에 전통복장 차림을 한 아가씨들이 서빙을 한다. 1층은 이렇게 마루바닥에 앉아서, 보다시피 밥상도 없이 식사를 하고, 지하와 2층으로 가면 테이블을 두고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한다는데 가보진 않았다.


식당 제일 안쪽 줄에 안내를 받고 앉아서 찍은 사진.
자, 그럼 여긴 대체 뭘 먹는 곳이냐? 도즈나베(どぜうなべ)로 직역하면 미꾸라지 냄비? 응? 추어탕인가? 추어탕은 아니고... 설명은 잠시 후에...
처음에 주문부터 버벅댔다. 도즈나베 식당이란 것과 도즈나베가 어떻게 생겼다는 것만 알고 와서 메뉴에서 도즈나베를 가리키며 '이치'라고 했더니, 주문을 받으러 온 예쁘게 생긴 아가씨--일본에 와서 본 사람들 중 TV에 나오는 사람까지 포함해도 제일 예쁘게 생겼다, 멍~--가 밑에 있는 뭔가를 가리키며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고한(밥)'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온다. 그래서 그 아가씨가 가리킨 걸 보니 定食(정식)이란 글자가 눈에 띄어서, 아 도즈나베만 시키면 밥이 안 나오니 정식을 시켜 먹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것 같다. 잠시 고민하다가 정식으로 시켰는데 잘 한 것 같다. 음식 구성은 이렇다.
- 개인용 숯불 화로 위에 냄비라기보단 후라이팬 같은 얇은 팬에 미꾸라지를 한겹 얇게 올리고, 간장 양념을 잘박하게 채워서 내온다.


사진이 별로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봐도 그렇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요리는 아니다.
- 옆에는 향신료, 파, 그리고 간장 소스가 준비돼 있어서, 일단 도즈나베가 나오면 그 위에 파를 수북히 쌓아 올리고, 조금 더 익힌다. 그리고 향신료(七이라고 쓰인 건 7가지 향신료라는데 정확히 무슨 조합인진 모르겠고, 山이라고 쓰인 건 후추가루)를 입맛에 맞게 뿌려 먹으면 된다. 팬이 얇아서 양념이 꽤 쉽게 끓어서 증발하는데, 그러면 차주전자처럼 생긴 녀석 안에 있는 양념을 팬에 더 부어주면서 먹는다. 파와 향신료 사이에 있는 소금통 같이 생긴 녀석은 이쑤시개통.

- 도즈나베만 시키면 딱 위에까지만 나오는데 정식을 시키면 밥과 미꾸라지 된장국(?), 그리고 사진은 안 찍었는데, 두부와 묵(청포묵 같은 질감인데 뭔진 모르겠다) 꼬치가 반찬으로 더 나온다.

암튼, 음식이 나왔고, 이렇게 이렇게 드시면 됩니다라고 아가씨가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니혼고가 조또 마즈이데쓰(일본어가 조금 서툽니다)"라고 했더니--나도 안다, 조또 마즈이데스라니! 데끼마셍이지! 그래도 이제 몇마디, 문자 그대로 몇마디는 내뱉을 수 있다고 데끼마쎙이란 표현은 안 쓰기로 했달까나, 쿨럭--"에이고 %$@^%@$?"라고 한다. '에이고(영어)'는 알아들었는데 뒤에는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yes, a little, 조또, 뭐, 이런 수준의 답변을 예상하면서 "에이고 데끼마스까(영어 할줄 아세요)?"라고 물었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로 대답을 하네, 아놔. 암튼 어리버리하고 있으니까, 그냥 와서 다 해줬다. 유심히 보니,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설명만 하고 가더라고... 일본어 못하니 좋은 점도 있구나. 예쁜 아가씨가 밥상(?)도 차려주고... ㅡㅠㅡ
와서 파를 미꾸라지 위에 올리고, 간장 양념을 조금 붓고는 "^@%$# 산분 &%#^%$"이라길래 "three minutes?"라고 되물었더니, "Yes, wait three minutes"라더군. 그러고는 七자와 山자가 쓰인 향신료통을 들고 보여주면서 뭔가 설명을 하고 싶어하는 눈친데 말을 못하고 곤란해하길래 "salt?"라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단어가 생각났는지 "No, spices. (七자가 쓰인 통을 들며) Seven spices, (山자 통을 들며) pepper." 그러더니 다시 "산분" 그러고는 도즈나베에 양념을 치는 시늉을 한다. 상황파악 완료, "OK."

설명을 하려다가 포기하고는 자리잡고 앉아 파를 올리고, 양념을 붓는 아가씨. 사진 찍어도 되겠냐(샤신 돗떼모 이이데스까?)고 묻자 부끄럽다는 듯이 웃으며 하이... 예쁘게 생기지 않았으면 굳이 사진까지 찍었을까? 아니겠지. ㅡㅠㅡ

암튼 상황 파악도 했겠다 식사 시작. 일단 간단히 평가를 하자면,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누구나 맛있게 먹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 음식 중 하나. 일단 앞서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시각적으로 매력이 없다. '징그럽게 생겼어'라며 못 먹을 사람도 있을 듯. 추어탕도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으로 들어간 건 못 먹는 사람들한테는 아무래도 못 권할 거 같다. 통미꾸라지 추어탕을 먹어 봐야지 하면서도 못 먹어봤는데, 이제 한국 가면 꼭 먹어봐야지. 통미꾸라지, 맛있다. ㅎㅎㅎ 추어탕을 먹으면 항상 입안에 도는 향이 있는데, 난 그동안 그게 추어탕에 들어가는 양념향인줄 알았는데, 고기에서 나는 향이다, 오홋. 암튼 고기도 엄청 부드럽고--일본식 장어 덮밥으로 요리되어 나오는 장어보다도 훨씬 부드럽다--뼈째로도 어찌나 잘 넘어가는지... 일개 음식점이 거의 미국이랑 맞먹는 역사를 자랑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 ㅋㅋ
조금 주의해야할 점은 이미 한번 푹 삶은 미꾸라지를 냄비에 얇게 펴서 간장 양념을 졸여가며 먹는 건데, 처음엔 좀 밍숭맹숭하다. 근데 여유부리면서 천천히 먹다보니, 양념을 계속 더 붓게 돼서 나중엔 좀 짜졌다. -_-a 근데 짜다고 양념을 안 붓자니, 딱 보아하니 미꾸라지가 타겠더라고... 페이스 조절이 조금 필요할 듯.
근데 사실 다 먹고 나니 쬐끔 느끼하더라. 맥주라도 시켜 같이 먹었으면 한결 더 맛있었을 듯. 밥이라도 같이 안 나왔으면 부담스러울 뻔했다. 그 외에 같이 나온 국이, 뭐, 미소이거니 했는데, 웬걸, 이 국이 또 맛있더라고. 국에도 미꾸라지가 들어간데다가, 한국식 된장처럼 미소를 진하게 타서, 향도 강하고, 국물에 끈적끈적한 질감도 조금 있고, 일본에 와서 먹은 된장국 중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타마히데도 꼭 가봐야겠다, 불끈.
응?
@ '다음주부턴 바빠요, 다음주부턴 바빠요'... 완전 양치기 소년이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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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블로그로 변신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예쁜아가씨 짤방 블로그로 진화하는 거시냐... *-_-*
아니 일본까지 가서 식당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가씨에게 추근덕 댄거야? 사진까지 찍고? 어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1. 그래 너 좀 일본사람처럼 생겼어. ㅋ
2. 어딜가나 영도의 작업은 계속되는 구나.
3. 으엑 난 미꾸라지 싫다.
hazelle // 그렇지만 예쁜 아가씨는 드물기 때문에 자주 올라오진 않을 겁니다. ㅡㅠㅡ
mk,미아 // 추근덕/작업이라뇨... 어리버리 관광객인 척하며, 정중히 물어봤을 뿐... 그렇지만 물론 일본어가 좀 됐더라면 이야기가 전혀 달랐을 수도... ㅡㅠㅡ